득도 아빠

직장을 그만두고 깨달음을 얻은 아빠는 주변 사람들에게 부처의 가르침을 설파하면서 회사원인 엄마를 내조하는 전업주부.
초등학생 아들 범천의 다양한 호기심과 고민을 울트라 초득급 가르침으로 해결하고, ‘득도’의 길로 인도하는 것도 아빠의 일과!

책 뒷표지에 나오는 글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의 호기심과 고민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득도’의 길로 인도한다고 합니다. 이 글에 이끌려 책을 펼친 순간, 순식간에 읽게 됩니다. 만화를 단행본으로 본 것이 ⟪드래곤볼⟫ 이후로 십수년이 지났습니다. 드래곤볼 만화책을 책장에 한 질이 그대로 있었는데 이사하면서 버린 기억이 떠오릅니다. 혹시나 다른 만화책을 찾아봤는데 보이질 않습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만화 단행본은 이제 이책 한 권이 유일합니다.

 


득도 아빠
사와에 펌프 글그림/고현진 역 | 애니북스 | 2018년 11월 15일

 

소개글을 봤을 땐 아빠를 부처라고 단순히 비유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표지의 그림도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책에서의 진짜 아빠 모습은 부처였습니다. 부처로 그리기가 더 힘들었을 것 같은데 득도를 안내하는 아빠의 모습에 부처가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은 번뇌입니다. 번뇌는 극복해야만 하는 것이죠.5쪽
번뇌를 없애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 평소에 정진을 거듭하지 않으면…7쪽

처음에 번뇌를 치료하는 아빠의 모습이 보입니다. 번뇌라는 단어를 오래간만에 듣습니다. 사전에서 찾아봤습니다.

번뇌 (煩惱) [번뇌]
[명사]
1. 마음이 시달려서 괴로워함. 또는 그런 괴로움.
2. <불교> 마음이나 몸을 괴롭히는 노여움이나 욕망 따위의 망념(妄念).
[유의어] 고뇌, 고민, 번민

책은 아이에게 깨달음, 자비, 이타심, 생명, 사랑, 우정, 약속 등에 대한 가르침을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그리고 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 어른이 해야 하는 일 등 어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어른이다 보니 갈등하고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수련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번뇌를 극복하는 방법을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번역이 잘 된 탓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만화책인 면도 있겠지만, 빨리 읽힙니다. 위에서 이야기 한 것 처럼 순식간에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읽을 때는 그냥 지나치지만 다시 생각하다 보면 피식하고 웃게 됩니다. 그리고, 그 웃음속에 묘한 깨달음이 있습니다. 그 순간이 번뇌를 잠시 잊는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저자가 궁금해서 ‘사와에 펌프’ 를 검색하니 진짜 펌프가 검색 됩니다. 직관펌프, 진공펌프···. 이건 아니다 싶어 금방 창을 닫고 저자 소개 글을 봤습니다. 80년생으로 나옵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가는데 번뇌, 득도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니 이쪽 분야에 관심을 많이 가진 것 같습니다.

한권 뿐인 만화책. 계속해서 책을 세번 정도 읽고 난 지금, ‘번뇌’, ‘깨달음’, ‘득도’가 계속 떠오릅니다. 가볍지만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 이 만화책을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