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서 데이터 시대로
시론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기술변화는 누구도 못 막는다. 마차가 자동차를 못 막았듯이 이젠 빅데이터를 못 막는다. 시대를 변화 시키는 큰 기술흐름에서 뒤지면 후진국 되고 앞서면 패권국이다. 1차, 2차, 3차기술혁명의 기회마다 영국에서 유럽으로, 미국으로 패권이 바뀌었다. 한국은 3차혁명에서 후발자 이익을 최대로 누렸다. 미국과 일본에서 배운 기술로 가전, LCD, 반도체, 핸드폰에서 세계를 제패했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세계최대의 가전, 반도체, LCD, 스마트폰회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구글 애플 아마존, 알리바바, 텐센트보다 작다. 지금 시대는 ICT가 아니라 D(Data)-ICT의 시대다. 하드웨어가 아니라 고객의 데이터를 누가 많이 가지고 있나가 진짜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정보를 찾으러 가는 기계와 정보를 전달하는 기계가 서로 영역을 가로질러 경쟁의 시대에 들어왔다. 자동차와 스마트폰은 정보라는 관점에서 보면 같은 범주의 것이다. 지금 IT기업과 자동차업계가 4차혁명시대에서 맞붙었다. 구글이 인공지능 알렉사를 통해 자율주행차를 넘보고 자동차회사 도요타가 CES쇼에 등장하고 있다.
지금 세계 자동차업계와 인터넷업계의 전쟁이 볼만하다. 구글의 경쟁자가 벤츠다. 인공지능과 모빌리티가 서로 영역이 겹친다. 전기차가 인공지능을 물로 자율주행차로 가는 길에 차가 먼저인지 인공지능이 먼저인지 모른다. 4차혁명시대, 이젠 적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무한경쟁의 시대가 왔다.
정보의 측면에서 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는 같은 부서다. 성수대교를 아무리 튼튼하게 지어도 교통량이 많으면 무너진다. 강북의 농산물이 강남의 농수산물시장으로 왔다가 소매상들이 경매를 받아 강북으로 다시 가져가지 않게 강북의 소비자와 강북생산자의 데이터가 서로 교환되몀ㄴ 문제가 달라진다. 강북의 채소는 강남으로 올 일이 없고 교통량은 반으로 줄고 성수대교 수명은 두 배로 늘어 난다. 결국 데이터다.
지금까지 알려진 4차혁명의 기술혁신은 데이터에서 출발한다. 빅데이터에서 지재권(IP)을 뽑고 이를 인공지능(AI)에 집어 넣고 로봇에 심는다. 인공지능, 모빌리티, 5G가 4차혁명의 전쟁터다.
이젠 빅데이터가 모든 것의 기본이 되는 시대가 왔다. 한국, 중국의 Data혁명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비밀보호가 약한 사회주의가 아이러니하게도 빅데이터의 최강국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국민의 일상생활을 모바일, 인터넷, CCTV를 통해 집적하고 여기서 IP를 뽑아낸다. 중국공항에는 입국시 안면사진 촬영과 지문채취가 의무화되고 있다. 서벙세계에서 얘기하는 인권이나 개인 사생활보호니 하는 것은 애초부터 씨알이 먹히지 않는다. 이젠 외국인의 중국 내 범죄는 꼼짝마라다.
15억명의 핸드폰가입자를 가진 중국, 지급결제에서도 진화가 끝이 없다. 한국은 아직도 카드로 결제하는 나라지만 중국은 지금 얼굴로 결제하는 나라다. 중국에서 스마트폰 결제는 일상화되었고 이제는 안면결제시대다. 중국의 제빵회사인 웨에두오메이(味多美)는 안면결제시스템으로 빵값을 받는다. 중국의 빅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분야의 발전이 무섭다. 중국에서 빅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면 앞으로 중국에서 한류제품을 구경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인공지능,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 디지털헬스, 스마트홈 등 21세기 신산업의 모든 기반은 빅데이터이다. 한국은 정권 바뀌고 장관 바뀔 때 마다 신산업의 키워드만 수없이 나열했지 정작 제대로 실행한 게 없었다. 4차혁명시대에 3차혁명시대의 성공 스토리에 너무 오래 취해 있으면 한방에 훅 간다. 디지털시대의 성공 경험이 데이터시대에는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기업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시장인 중국에서 철수중이다. 빅데이터가 좌우하는 시대, 파격적 인센티브와 규제 프리로 인재와 기업과 데이터를 모으지 않으면 한국에서 4차혁명시대는 요원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