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공부가 필요한 세상
미국에 있으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들을 수 없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만 유독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옆에 있는 일본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일까요? 이 주장에 근거를 더하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빅데이터 입니다.
데이터를 가공하여 보여주는 사이트를 활용하면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는 아마도 구글일 것입니다. 구글 트렌드 사이트를 방문하여 최근 5년간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을 검색한 결과(https://bit.ly/2XaEomI) 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과는 남아프리카, 대한민국, 말레이시아 순입니다. 관련 주제로는 세계 경제 포럼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으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라고 주장하는 것과, “구글 트렌드와 트위터의 빅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한국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도가 세계 최고 수준임을 알았어요!”라고 말하는 것의 차이가 느껴지나요?110쪽
우리는 정말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요?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요?
새로운 세상을 공부하는 시간
손승현 저 | 더난출판사 | 2019년 03월 25일
대한민국의 현재는 4차 산업혁명의 바람으로 Digital Transformation 이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Digital 유목민을 지나 Digital Native 세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서로 연결되고,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은 기술의 변화를 느끼기도 전에 이미 생활에 자리잡은 부분이 많습니다. 냉장고에 부착한 아마존 대시버튼을 누르면 바로 지정한 물건의 주문이 이루어 지고, TV에 부착된 홈비서 스피커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물어보고 답을 구하고 있습니다. 격변의 시대라는 단어를 많이 이야기 하는데,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이런 격변의 시대일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1, 2차 산업혁명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아날로그 세상을 정교하게 업그레이드 했어요. 그리고 3차 산업혁명을 통해 디지털이라는 가상의 세계를 상상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했고요. 이미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은 아날라고와 디지털의 경계를 허무는 과정일 거예요. 그림으로 표현하면 4차 산업혁명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교차하는 곳에 있어요.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의 다른 이름은 ‘융합 혁명’입니다.42쪽
표현력이 좋은 사람이 있습니다. 직관을 통해 관찰한 많은 경험을 서로 다른 경험과 엮어, 특정한 사실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스토리 텔링을 잘한다는 말을 듣는 사람도 이미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을 통해 이야기할 내용이 많은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배워 오던 것을 떠나 새로운 것을 경험할 때 기존 지식의 경험이 새롭게 배우는 과정의 기초 지식과 더해지거나 사례가 되어 서로 연관되는 경험도 많이 하게 됩니다. 새로운 개념을 설명할 때 이렇게 표현력이 좋거나, 스토리 텔링을 잘하면서, 지식 또한 많은 사람이 설명을 해준다고 하면 귀에 쏙쏙 들어올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손승현 입니다. KBS PD로 일하면서 다수의 프로그램을 기획, 연출했다고 합니다. 이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법학을 배우고 로스클울 마친 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법무법인에 입사해서는 테크놀로지와 미디어 전문 변호사로 일하며 주요 IT 기업에서 법률 자문을 하고 있습니다. 주니어 변호사 시절, 테크놀로지나 디지털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고 합니다. 새롭게 부여된 일을 하게 되면서 최대한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세상에 뛰어 들어야 했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터득하면서 공부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기술인이 아닌 입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특별한 시각으로 볼 수 있었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패턴인식에 관해서는 많은 학자가 이야기 하고 있어요. 경제학자 프랭크 레비Frank Levy와 리처드 머네인Richard Murnane이 함께 쓴 『노동의 새로운 분업The New Division Labor』 이라는 책을 보면, 앞으로 인간이 인공지능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분야가 두 가지 있다고 해요. 바로 패턴인식과 복잡한 의사소통 능력입니다.120쪽
책은 총 4부로 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새로운 세상을 움직이는 힘 세 가지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까다롭고 복잡한, 노드와 링크에 대한 개념을 알려줍니다. 2부는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입니다. 심리스 서비스를 위해서는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며, 공유 경제를 달성하게 되면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빅데이터라는 것도 우선은 경험을 통해 직관이 먼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3부는 연결입니다. 세상도 연결되고, 지능도 연결이 된다는 것입니다. 같은 종류의 것 또는 비슷한 것에 기초하여 다른 사물을 미루어 추측하는 유추, 즉 ‘사고의 범주화’가 중요해 집니다.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연결이 필수라고 합니다. 미래 비전은 산업혁명에서 말하는 생산성 차원을 넘어 우리 삶 자체를 송두리째 바꿀 거라는 의미가 있어야 된다고 합니다. 4부는 예측 불가능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정답이 하나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낯선 사람과의 공유도 필수인 시대 입니다. 디지털 신뢰가 필요합니다. 인간과 기계의 공생을 위해서는 유연함과 회복탄력성이 중요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습니다.
스노든은 이렇게 말해요. 복잡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사전에 예측할 수 없고 문제가 발생한 후에야 비로소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데, 문제 해결의 정답도 없다고요. 만일 한 기업의 리더가 복잡한 문제의 발생을 예상해서 대비하고자 한다면, 이는 결국 시간 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에요.56쪽
‘다가올 세상에서 우리는 시행착오나 실패 없이 새로운 무언가를 얻는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97쪽 라고 말합니다. 일단 새로운 세상을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간을 내어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를 위해 파고들다 보면 시행착오나 실패가 따릅니다. 그 실패의 경험은 또 다른 공부 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야 진정한 공부라고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행동경제학에는 ‘지식의 저주(The curse of knowledge)’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지식이 많은 사람일수록 ‘상대방도 이 정도의 지식은 있을 것’이라고 전제를 깔고 시작합니다. 이런 고정관념이 강해서 본인의 지식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뜻 입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그 지식을 제대로 전달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쉽게 설명한다고 한권으로 읽고, 바로 정리한다라고 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책이 많이 나옵니다. 이런 책들의 난이도를 한번씩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도 그런 류의 책들과 동일한 카테고리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저자의 색다른 경험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송한’ 저자가 ‘문송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저자 자신의 실생활 이야기와 공부하면서 배운 내용을 정리하면서 기록한 책이라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다른 책들과 차별화 되었다고 봅니다. 새로운 개념을 이야기하고자 할 때 참고할 만한 책이 될 것 같습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이미 기술은 실현되고 있는 중입니다. 이 기술에 대한 개념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여 정리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와 글로 풀어내는 것이 힘들 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