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어짜기’에서 ‘창의 중심’으로
직원을 새로 채용하고자 하는 기업은 먼저 ‘어떤 인재를 몇 명 정도 채용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웁니다. 만약 그 목표가 ‘자사의 채용 기준을 만족시키는 10명의 신규 졸업생 채용’이라고 칩시다. 이때 가장 생산성이 높은 채용 방식은 무엇일까요?
채용하고자 하는 학생이 가장 많이 지원해주는 것, 채용할 만한 사람을 극히 단시간 안에 찾아내는 것, 합격자가 전원 (타사가 아닌 자사에) 입사해주는 것 등등 이상적인 채용 방식에 대해 다양한 이미지가 떠오를 것입니다.
물론 이 모두가 바람직한 상황이지만 ‘생산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 기업에 가장 생산성이 높은 상황은 ‘최종적으로 입사할 10명만 입사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자사의 채용 기준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확실하게 입사해줄 딱 10명만 지원해준다면 굳이 많은 사람들의 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생산성 기업 제1의 존재 이유
이가 야스요 저/황혜숙 역 | 쌤앤파커스 | 2017년 09월 22일 | 원서 : 生産性
경영자는 오히려 인사부에 “왜 10명을 채용하기 위해 1,000명이나 모아야 하지?” “1,000명이 아니라 500명 중에서 10명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린 지금까지 어떤 노력을 했지?” 하며 채용의 생산성을 따져야 할 것입니다.
위 글은 책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글 입니다. ‘양’에 집착하는 발상이 생산성을 낮춘다는 것이고, 직원 10명을 뽑는 데, 지원자 10명이면 족하다는 말입니다.
저자는 1993년 부터 2010년까지 맥킨지&컴퍼니의 일본 지사에서 처음엔 컨설턴트로, 나중엔 인재 채용 및 양성 담당 부서의 매니저로 총 17년간 근무를 했습니다. 해당 조직에서 외국 국적의 직원(저자는 일본인 입니다.)들을 보면서 우선 순위를 명확히 하고, 항상 결론을 먼저 내리는 등 업무 방식에서 생산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는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고 문제 앞에 주저앉지 않는 자세 역시 생산성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어서 가능했다고 합니다.
[생산성 = 얻는 성과 ÷ 투입자원] 입니다. 그동안 생산성 향상이라고 하면 비용 삭감과 같은 투입자원인 분모를 줄이는 방법에 치중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분자에 해당하는 ‘성과 제고’까지 고려하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비용 삭감뿐 아니라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기업들과 조직에서 진정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업무프로세스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내용이 많습니다. 분모를 차지하는 단순 비용과 인력의 절감을 통한 방법은 아닙니다. 분자부분의 성과 제고를 위해 일상 업무 및 커뮤니케이션 등의 낭비요인을 과감하게 제거하라고 합니다.
업무를 빠르게 마무리 하고 남은 시간을 혁신과 창의적 업무를 위해 투입하라고 합니다. 즉, 생산성 높은 조직이 더 창의적일 수 있다 라는 근거를 말합니다.
야근을 해도 성과가 나지 않는 상황은 성과의 절대량만을 평가하는 조직이라고 합니다. 일시적인 성과를 올리기 위해 더 오랜 시간 일할 수 있는 사람만 원하고 이것을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습니다.
평준화라는 이유로 탁월한 인재가 떠나갈 수 밖에 없는 조직을 설명하면서는 인사 평가의 주목적이 인재 육성이 아니라, 승진이나 평가(상여금 책정 등)에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 외, 중년 직원들이 의욕을 잃는 진짜 이유, 생산성을 위해 리더가 생각해야 할 것, 생산성이 4배 높아지는 업무기술 등 현재 우리가 처할 수 있는 당면 문제들을 생산성 관점의 해법으로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 같습니다.
고객의 모든 요구에 ‘Yes’라고 대답하면 고객으로부터의 평가는 올라가지만, 부하직원의 스트레스 지표가 올라가고 자신의 귀가시간도 늦어져서 가족의 불만이 폭발합니다.
일을 너무 많이 하면 자신의 수면시간이 줄고, 일정선 이하의 수면시간이 되면 ‘과로로 쓰러져서 3일 결근’으로 팀원을 모두 당황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마케팅 분야의 일을 잘하고 실적도 있는 젊은 부하직원이 이번에는 잘 못하는 재무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요청을 거절하고 마케팅 일을 주면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지만 부하직원의 불만이 쌓이고, 그대로 방치하다 보면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해서 뒷수습에 시간을 빼앗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원하는 대로 재무 일을 맡기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업무 마감 직전에 분석 자료에 큰 실수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마찬가지로 뒷수습에 막대한 시간을 빼앗깁니다.
위 이야기는 ‘트레이드 오프(trade off)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판단을 내리는 것’ 즉, 결단하는 일, 리스크에 대비하는 일이 매니저의 일이다라고 하였을 때 의사결정을 하는 연습으로 주어지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책 내용 중에 생산성 향상 평가의 목표(생산성 향상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관리직의 목표, page 85)가 있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단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고 조직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직장인이라면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책 입니다.
- 우리는 뭔가를 연구할 때 제한이 있으면 그것을 계기로 다른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건축가로 시작해 컨설턴트로 이직해온 제 상사는 “광대한 땅과 무한한 예산을 주고 기한도 없다고 하면 제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 같지만 그렇지 않네. 현실적으로 건축에 여러 가지 제약 조건이 있지. 그 제한 속에서 좋은 건물을 짓는 도전이야 말로 새로운 발상으로 이어지지.”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page 59)
- 직장인들이 대부분 공감하는 비효율적인 것의 대표적인 예가 회의시간이 아닌가 합니다.(중략)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의할 때 시간제한을 두거나, 앉지않고 선 채로 회의를 진행하거나, 회의에 사용할 자료를 한 장으로 제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책을 내놓은 것은 좋은 일이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대부분은 ‘회의시간을 짧게 하는 방법’이지 회의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아닙니다.(page 73~74) -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라거나, “무조건 열심히만 하자!”와 같은 업무 자세에 익숙해지면, 결국 일만 열심히 하고 남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열심히 한 끝에 조직과 사람이 피폐해지기까지 합니다. 모든 인적 자원을 집중했던 하나의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와 같은 조직 분위기를 ‘양에서 질로’ 쇄신할 수 있는 방법은 정규적인 평가제도나 교육제도뿐 아니라,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건네는 대수롭지 않는 말 한마디 안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하직원이 밤샘해서 완성한 자료가 매우 훌륭했다고 칩시다. 그것을 본 상사가 “대단해! 정말 열심히 했군!”하고 칭찬하며 높은 평가를 내리면 그 직원은 그 다음에도 철야를 합니다. 그것을 보고 있는 주변 직원들도 마찬가지로 따라합니다.
상사가 ‘일의 내용’과 ‘철야를 하면서까지 분발한 점’을 동시에 칭찬하고 있다고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면 결국 조직이 장시간 노동을 장려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가정에서 육아나 간병 등 필요한 사정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이런 직장에서는 높게 평가받기가 어렵겠다.’고 생각해버리게 됩니다.
따라서 상사는 그렇게 하기보다 “자료를 매우 잘 만들었군. 아주 훌륭해. 그런데 이걸 도대체 몇 시간 걸려서 만들었나?”라고 부하직원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밤새웠습니다.”라고 대답했다면 “밤 샘! 그럼, 그저께부터 만들기 시작해서 총 30시간 정도 걸린 셈인가? 그렇군. 이번 자료는 정말 잘 만들었으니 다음에는 이 수준의 자료를 15시간 안에 만들수 있다면 좋겠군.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정말 대단한 거야.”라고 격려해주어야 합니다.
반대로 극히 짧은 시간에 만들었다고 했다면 “그 짧은 시간에 이 정도의 자료를 완성하다니 훌륭하네. 어떤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했나? 다음 회의에서 반드시 자네의 노하우를 모드에게 공유해주게.”라고 칭찬해봅시다.
평소에도 이런 식으로 칭찬해주면 본인은 물론 그런 대화를 들은 모든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더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직원 모두에게 생산성에 대한 의식이 싹트기 시작하는 것입니다.(page 79~80) - | 생산성 향상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관리직의 목표 |
· 자신이나 부하직원의 야근시간이 작년보다 OO% 줄었다
· 휴일에는 근무하는 직원이 거의 사라졌다
· 일 못하는 사원의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하고, 일 잘하는 사원에게 업무가 집중되는 현상을 해소했다
· 아르바이트나 파견사원을 줄였다
· 부하직원이 유급 휴가를 쓰는 것을 장려하고 최대한 허락했다
· 정규직으로 일할 수 없는 인재나 육아휴가를 신청하는 사원도 일하기 편한 직장 환경을 조성하고, 남성 사원의 유급 휴가 취득률이나 육아휴가 취득률이 올랐다(page 85) - 모든 관심이 최우수 사원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인을 제거하는 것에 집중됩니다. 최우수 사원으로서 잠재성을 인정받으면 입사 연차와 상관없이 바로 승진시키고 주요한 역할을 맡기는 것도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맥킨지 직원들은 “승진 ‘당’했다.”라는 식의 농담을 하곤 합니다. 이는 ‘앞으로 반년 동안 승진하지 않고 있던 자리에 있었더라면 무척 편했을 텐데···.”라는 숨은 뜻을 가진 말입니다.(page 102) - ‘엄격하게 보이지만 친절하다.’와 ‘친절하게 보이지만 엄격하다.’는 비슷하게 보이지만 전혀 다릅니다. 미국형 기업사회에서는 조직이 기대하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사람은 가차 없이 해고당합니다. 하지만 해고당하면 노동시장에 다시 나가 거기에서 몇 개의 직장을 거쳐 성공할 수 있는 직업을 만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당신의 적성이나 능력은 이 조직에 맞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을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적성에 맞는 직장을 찾게 하는 것이 ‘엄격해 보이지만 친절한 대우’가 아닌지 생각해야 합니다.
한편 이러한 사람들을 계속 사내에 끌어안고 동시에 성장도 포기해버리면 그 사람은 남은 직장생활을 이미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없는 조직에서 (표현은 좋지 않지만) 그냥 끝까지 데리고 있는 꼴이 되고 맙니다. 이것은 해고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는 ‘친절한’처사일지 모르지만 그 사람의 삶을 진심으로 고려한다면 너무나도 ‘가혹한’ 처사입니다.(page 134) - 조직이 사람을 평가하는 목적, 즉 인사제도의 목적은 승진자를 정하거나 상여금을 책정할 때만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개개인이 앞으로 어떤 분야에 주력해서 능력을 개발시켜야 할지, 각자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시하고 ‘다음 평가 때까지 당신이 이것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달하기 위함입니다.(중략)
즉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순위를 정하기 위한 평가’와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자세한 피드백’을 구분해서 써야 한다는 점입니다.(page 136) - 하나하나 문제점을 찾아내서 개선하면 조직 전반의 스킬 수준과 생산성이 확실히 향상됩니다. 같은 작업을 10분만에 할 수 있는 사람과 30분 이상 걸리는 사람을 부서에 함께 두지 않는 일, 바로 이것이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관리자가 해야 할 의무이며 그 첫걸음이 타이머를 사용해서 개개인의 작업시간을 수치상으로 파악하는 일입니다.(page 153)
- 일반적인 단체 교육의 생산성이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닙니다. ‘흥미로웠다.’ ‘공부가 되었다.’ ‘생각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체적인 업무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추상적인 소감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식의 교육만 하고 있으면 ‘이번 주는 일이 바빠서 교육에 참가할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생기기도 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교육이라는 것은 한가한 사람이나 참가하는 것’이라는 엉뚱한 인식이 퍼지고 맙니다.(page 188) -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출력 이미지를 가진다.’는 데 있습니다. 출력 이미지, 즉 업무의 완성된 이미지를 처음부터 갖는 것은 목표가 무엇인지를 처음부터 의식해두는 일입니다.(page 199)
- 완벽주의적인 사람은 ‘적당한 선에서 포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런 사람은 충분한 수준과 대충인 수준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개중에는 이번 의사결정의 필요 여부와 상관없이 완벽하게 완성하는 것 자체에 쾌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어서 일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기 십상입니다.
미크론(1미크론은 1미터의 100만분의 1에 해당) 단위의 정확함이 요구되는 기술자가 아닌 이상, 그러한 끊고 맺음이 없는 업무 방식은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각각의 일에 관해 필요충분함이란 어떤 수준인지 그것을 판단하는 힘이야말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소양입니다.(page 217) -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든지 알 수 있는데, 생산성을 높이지 않은 채로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기업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저하되어 매출이 떨어집니다. 노동자도 생산성을 높이지 않은 채로 노동시간을 줄이면 수입이 감소합니다. 양쪽 다 원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은 역시나 생산성 향상입니다. 노동시간이나 야근시간을 줄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생산성의 지속적인 향상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page 247~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