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아가기
당신은 언제 어디에서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얻습니까?
위 질문에 누구는 ‘샤워할 때’ 라고 답합니다. 또 다른 누구는 운동할 때라고 합니다. 일부는 화장실을 꺼냅니다. 휴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회사에서 일할 때 최고의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대답은 없습니다. 놀랍게도 정말 단 한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신만의 시간을 일상화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해야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더욱 훌륭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일과 일상을 분리해야 한다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대안을 찾아 방황을 합니다. 하지만, 일이 일상이 되고 또 일상이 일이 되는 경우를 만납니다. 이렇게 우리는 너무나 비현실적인 현실을 살고 있습니다.
사실 세상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야.181쪽
손을 잡는 브랜딩 농부시장 마르쉐,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삼청점), 파머스파티, 우유부단 ‘각자도생이 아닌 함께 살기’로 성공한 4개의 브랜드 이야기
일에 빠져 일만 보고 열심히 달릴 때가 있습니다. 일 잘한다고 주위의 부러움도 받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을 지나고 한순간 번아웃을 경험합니다. 건강을 해치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일과 일상, 즉 내가 바라던 모습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됩니다. 경쟁과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내가 이런 멋진 일을 해냈어”라는 자랑을 하고 싶은 기획자였다면 너무 쉽게 ‘최고’나 ‘최초’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사람들의 평가를 유도했을 것이다. 좋은 평가도 큰 범위 안에서는 편견의 한 종류다. 나의 우수성을 다른 집단과 비교하게 만들고 나에 대한 편견, 다른 집단에 대한 편견을 만들어내는 것은 진짜 콘텐츠로 가는 길을 가려버린다.40쪽
이 책은 제한된 자원으로 더 많은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에 기획자와 브랜드 모두 건강하게 함께 성장하는 브랜딩 사례를 소개하는 책입니다. 농부시장 마르쉐, 사과 농장 파머스파티, 유기농 목장 카페 우유부단,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삼청점 4개의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일의 본질적인 가치를 베웠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르쉐가 지향하는 가치라는 것은 인터뷰를 위해 하는 멋진 말이 아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가치는 기꺼이 눈앞에 보이는 모든 현실을 자신들의 어깨 위에 짊어지려는 구체적인 행동이다. 한번 책임지겠다고 마음먹은 것에 대해서는 함부로 지나치거나 슬며시 눈감지 않는다.53쪽
진정한 클라이언트를 만나는 것도 일로 성장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고 합니다. 돈이 된다고 이것저것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말로 들립니다.
모든 클라이언트와 진정성 있는 관계를 가질 수는 없다. 하지만 만약 가능한 상황이 온다면 한 번쯤 시도해보면 좋겠다. 함께 일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자신의 업무를 중심으로 성장하게 될 때, ‘일하는 삶’의 질도 함께 성장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클라이언트와의 관계를 포트폴리오 메뉴로 끝내지 않고, ‘일하는 나’의 성장 밑거름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72쪽
그렇다고, 매번 기다릴 수 만은 없을 것입니다. 벌어져야 할 일은 결국 벌어지게 마련이라고 합니다. 진정한 클라이언트를 만나기까지, 새로운 변화가 만들어지기까지 꾸준히 준비해야 합니다. 그 과정이 있어야 기회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적당한 때에 적당한 분위기로 달아오르게 됩니다.
투자란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욕망을 끌어들이게 마련이다. 의사 결정 과정에 더 많은 의견이 개입되고 결국 복잡한 미래가 그려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성장은 곧 스케일업Scale-up(기업이 질적양적으로 규모를 확대하며 성장하는 시기)’이라고 생각해버리곤 한다. 규모의 경제 논리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더 크고 더 넓고 더 다양한 범위의 투자는 그에 상응하는 높은 이윤을 만들어주게 마련이니, 투자 대비 이윤의 계산기를 두드려 호기롭게 배팅을 하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사업 런칭-스케일 업-엑시트Exit(투자금을 회수하고 재창업과 재투자로 연결되는 시기)’라는 시나리오를 누가 더 화려하게 구성하느냐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다.
하지만 잠깐, 비즈니스의 성장 방식과 의미는 매우 다양하며, 우리가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브랜드에 가장 적합한 성장의 모습이 무엇일지, 브랜딩을 해나가며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109쪽
이 책의 저자는 한지인 입니다. 16년 차 브랜딩 기획자이자 디자이너로 소개됩니다. 한창 바삐 일해야 하는 시기에 슬럼프를 겪었다고 합니다. 어쩌다가 일에서 멀어졌고, 다시 어떻게 일의 가치를 찾을 수 있었는지를 소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멀어져야 잘 보이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그것이 바로 ‘나의 일을 대하는 태도’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변경 사항 없는 계약은, 내 경험상 거의 없었다. 계약 기간이 갑자기 늘어나거나 줄어들고, 항목이 늘어나거나 금액이 줄어들 것이라는 연락을 받으면 순간 불끈하는 것도 물론 사실이다. 하지만 차근차근 잘 들어보자. 시간을 들여 이 상황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떠올려보자. 좋은 결정이 필요로 하는 것은 감정보다는 전체적인 계획을 판단하는 감각이다.114쪽
기본적으로 브랜딩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지루한 시기를 견뎌내는 지혜가 롱런하는 브랜드를 만든다. 기본 멜로디가 확실하게 귀에 들어와야 그다음에 따라붙는 변주도 매력적으로 들리게 마련이다. 가장 매력적이고 가장 강력한 것은 언제나 기본에 충실하다.137쪽
‘지키기’를 넘어 ‘살려내기’, ‘살려내기’를 넘어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책의 첫 표지 글이 눈에 보입니다. 손을 잡는 브랜딩이라는 책 제목이 말해주는 것이 바로 공생입니다. 즉 서로 경쟁하기 보다는 손을 잡고 함께 나가갈 수 있는 일을 해야 결국에는 같이 살 수 있습니다.
삶이 더 이상 진전이 없다고 느껴질 때마다 동료들과 습관처럼 한탄을 했다. 직업을 바꿔야 한다고 떠들며 요즘 잘나가는 직종을 하나씩 읊어댔다. 진로 고민은 20대에 끝날 줄 알았는데 이게 뭐냐고 시니컬하게 웃었다.191쪽
책을 마무리 하면서 적은 글에서 저자는 ‘계속 일해왔던 나 자신’에게 충고와 위로, 감사와 존중을 전하려는 것이 책을 쓴 목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합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은 이제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직업을 바꾸는 노력보다는 이 직업 안에서 계속 살아가려는 노력을 하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냥 지금 살고 있는 모습에서 부분적으로 수선해 나가는 일을 해보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 힘은 바로 내가 있는 곳을 긍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선두에 나서야 한다는 강박, 눈에 띄어야 살아남는다는 스트레스만 조금 내려놓으면 건강한 사회의 동료들이 눈에 들어온다.193쪽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일하는 가운데에서 일상의 가치를 넘어설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