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이제 길고 복잡한 글을 읽지 않습니다. 길면 안봅니다. 다음을 이야기 할 때까지 기다려 주지도 않습니다. 장문長文 유죄, 단문短文 무죄라고 말합니다. 글이 길고 내용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외면 받는 시대라는 것입니다. 포노 사피엔스라는 신 인류는 생각하기를 싫어합니다. 깊이 생각하고 알아야 할 게 많다는 것 자체가 부담감이고 불편함입니다. 급기야는 아예 무시해버립니다.
이제는 하나만, 오직 하나만 말해야 한다. 하나만 보여 줘야 한다. 사람들은 그 하나마저도 자신의 말초신경을 자극하지 않으면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14쪽
이렇게 하나만 살아남는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복잡한 머릿속에서 단 하나의 메시지를 집어내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원픽 ONE PICK
전철웅 저 | 혜화동 | 2019년 11월 05일
지금까지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은 죽었다고 말합니다. 정보가 넘치다 못해 폭발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시대를 살고 있는 포노 사피엔스에게 우리의 메시지를 알리고 기억까지 시키려면 기존 이론으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감흥을 못느끼고, 집중해서 듣지도 않습니다. 인내심도 없습니다. 이러한 대중과 청중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유튜브보다 느리거나 지루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최고, The Best’가 아니라 ‘하나, Only one’만 기억한다23쪽고 합니다. 하나만 보여 주면 그 하나는 확실히 보이고 확실히 들린다는 것입니다. 이 하나가 바로 KILLING MESSAGE 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하나만’ 말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그 하나 때문에 더 알고 싶고, 더 듣고 싶게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이게 하나만 말해야 하는 이유다. 간단하지 않은가. 하나만 말하면 되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자. 상대방에게 “하나만 기억하시면 됩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왠지 모를 안도감과 편안함이 밀려오지 않았던가. 당신의 발표를 듣는 청중에게도 그러한 편안함을 선물해야 한다.29쪽
이 책은 하나만 살아남는 세상에 단, 하나의 핵심 메시지를 뽑아 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여 하나만 기억시키라고 합니다. 그 하나의 메시지는 쉽고 간단해야 합니다. 듣기도 쉬워야 하고, 보기도 쉬워야 합니다. 듣기 쉽게 하는 방법, 보기 쉽게 하는 방법으로 1장과 2장으로 나눴습니다.
1장은 듣기 쉽게 입니다. 하나만 말하라는 것입니다. 짧은 시간동안 설명만으로 청중의 생각을 바꾸게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대단한 착각이라고 합니다. 결정과 선택은 청중의 몫입니다. 몇 번이나 강조하고 또 해봐도 이제 사람들은 결과를 얻기 위해 지루한 과정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나만 듣고 청중이 직접 더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야 합니다. 관심을 가지게 만들면 됩니다. 하나만 기억하는 세상, 결국 하나가 없다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라는 것입니다.
청중을 설득하겠다는 건 나의 본질이 별 볼 일 없다는 걸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다. 별 볼 일 없으니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丸山健二의 말처럼 그 자체만으로 승부를 보지 못하고 감언이설로 청중을 꼬시려 하는 것이다. 정말 본질이 뛰어나다면 그냥 꺼내어 놓기만 하면 된다.33쪽
또, 하나의 메시지는 무조건 쉬워야 합니다. 심플이 답입니다. 어려우면 안된다고 합니다. 복잡성과 어려움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보험 약관이 보장 내역 대비 읽기 어렵고, 커피전문점의 이벤트 안내글은 길고, 광고하는 것과 실제 제품의 차이가 다른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 합니다.
만약 「무한도전」이 새로운 시즌으로 다시 돌아온다면 예전과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불가능하다. 이미 유튜브에는 무한도전은 감히 상상도 못하는 아니, 쇼킹하다 못해 공포에 가까운 도전들이 난무한다.
우리가 알고 있던 그리고 믿었던 커뮤니케이션의 법칙과 미덕은 빠르게 퇴장하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화법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그 화법은 쉽고, 간단하며, 대단히 짧을 것이다.114쪽
쉽고 간단하고, 짧은 것에 더해서 스토리의 힘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스토리가 되려면 뭐가 달라도 달라야 한다고 합니다. 신선하고 특별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경쟁력이 됩니다.
관광은 텔링이 안 되지만 여행은 저절로 텔링이 된다. 나만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난 당신보다 훨씬 더 이상해요. 이상한 건 죄가 아니에요.”123쪽
2장은 보기 쉽게를 말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보다 느리면 죽는다고 말하며, 보는 자료에는 설명이 필요 없어야 한다고 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아무리 재미있고 중요해도 단지 내용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외면 당하는 시대인 것입니다. 슬라이드는 무조건 ‘쉽고, 간단’해야 합니다. 슬라이드를 설명하려 들어서는 안됩니다. 뭘 보여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발표를 끝까지 들어주는 고마운 청중을 위해 핵심만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내용을 줄여야 하는 것입니다.
30년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며 회고록을 출간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의 인터뷰는 시사하는 바가 더 크다.
“정부가 개혁을 하려면 보고서부터 고쳐야 합니다. 지금도 많은 공무원이 ‘보고서 분칠’을 하느라 하루에도 몇 시간씩 시간을 허비하고 있거든요.”160쪽
템플릿에서 벗어나고, 이미지도 아껴야 한다고 합니다. 슬라이드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청중에 대한 배려’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슬라이드가 그 사람의 수준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결국 좋은 디자인이 필요한 것입니다. ‘청중에게 핵심을 정확하고, 쉽고, 빠르게 전달할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3장은 프레젠테이션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마스터가 인정한 슬라이드와 킬링 메시지가 이런 것이다를 보여줍니다. 총 9개의 광고를 통해 살펴봅니다. 여기서 프레젠테이션 마스터로 소개되고 있는 저자는 전철웅 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클라이언트를 상대로 15년째 경쟁 입찰 컨설팅과 프레젠테이션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열정은 나의 경력이 증명하고 남는다’를 신조로 삼을 만큼 필드의 경험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고 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경쟁이 필요 없거나 해 본 적이 없는 조직은 반드시 경쟁에 직면한다. 그리고 대부분 진다.54쪽
프레젠테이션은 선포하는 자리지 동의를 구걸하는 자리가 아니다. 이런 배짱과 배포가 없다면 당신은 경쟁(입찰)에 뛰어들면 안 된다.257쪽
첵에 녹여진 저자의 주장은 까칠하기 까지 합니다. 이렇게 까칠하게 이야기 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우리의 생각이 고정관념으로 쌓였을 수도 있습니다. 평소 알고 있는 많은 이론들에 반기를 드는 모습에서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저자가 말하는 근거와 필드의 경험이 충분히 공감을 하게 만듭니다.
프레젠터presenter나 마케터marketer처럼 대중과 소비자를 상대하는 직업의 최대의 적은 바로 ‘편견’과 ‘고정관념’ 그리고 ‘오만’이다. 특히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 내 귀로 직접 듣지 않고, 손으로 직접 만져 보지 않고 결론을 논하는 자는 그중에서도 가장 최악이다.87쪽
하나면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하나만 듣고, 하나만 보고, 하나만 기억하고, 하나만 갖고 싶다는···. 그 하나를 전달할 한방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한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 이 책은 머리에 총 한 발을 맞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