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사죄말씀 드린다” 명예회복 약속> 이라는 기사(http://www.nocutnews.co.kr/news/5032427)를 봤습니다.
오 시장은 “30여년의 세월 동안 (형제복지원 사건)이 잊혀졌지만, 피해자들은 지금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현재”라며 “시는 복지시설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소흘히 해 시민의 인원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있다”며 피해자들과 가족에게 사과했다.
라는 내용입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당시 내무부 훈령 제410호에 근거해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 단속이라는 명분으로 3,000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을 강제로 감금하고, 강제노역과 폭행ㆍ살인 등을 행한 인권유린 사건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역량이나 인성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하는 행동이 아닙니다. 사과는 진정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미지를 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미지, 즉 평판이며 좋은 이미지가 각인됩니다.
평판 게임 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기술
데이비드 월러, 루퍼트 영거 저/박세연 역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08월 27일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아래의 내용과 맥락이 통합니다.
2015년 7월, 볼리비아에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카톨릭교회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에 저지른 역사적인 범죄에 대해 정중하게 사죄했다. 그는 볼리비아 최초 원주민 출신 대통령인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에게 이렇게 말했다. “교회가 저지른 잘못, 그리고 아메리카 정복 시대에 원주민에게 저지른 모든 만행에 대해 속죄합니다. 십자가에 의지해 무력에 저항했던 성직자들도 있었다는 것을 부디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우리는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지만 사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용서를 구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떻게 사과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전한 사과의 말은 진정한 인류애에서 나온 것이다. 동시에 모든 성직자가 정복자의 편에 섰던 것은 아니며, 일부는 토착민을 위해 싸웠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리고 데이비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시점에 신속하게 사죄했다.214쪽
이 책은 데이비드 월러와 루프터 영거가 옥스포드 기업평판연구소 10년 연구를 집약하여 평판 게임의 전략을 소개한 책입니다. 우선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 ‘워싱턴의 아웃사이더’ 트럼프는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을까
- 가톨릭을 위기에서 구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특별한 메시지
- 섹스 스캔들에 연루된 전 장관이 명예를 회복한 비결
- 테니스 황제에게는 있고, 골프 황제에게는 없는 것
- 이름 없는 접골사를 스타로 만든 편지 한 장
- 부진했던 스냅챗이 30조 투자를 이끌어낸 비밀
- 글로벌 기업들이 제너럴일렉트릭 출신을 탐내는 이유
위 질문에 생각 가능한 답은 ‘평판’ 입니다.
책은 1부와 2부로 나뉩니다. 1부에서는 평판의 세가지 메카니즘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행동, 네트워크, 스토리 입니다. 행동은 나를 보여주는 제1의 얼굴입니다. 모든 것은 네트워크를 타고 흐르며, 스토리는 진실보다 강하다는 내용으로 채워집니다. 2부는 평판을 움직이는 전략을 소개합니다. 위기에서 기회를 발굴하는 법, 평판의 무대를 넓히는 기술,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가를 말합니다. 에필로그에서 “평판은 쌓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라고 중요하게 이야기 합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평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역량에 대한 평판은 본질적으로 지속성이 강하다. 한번 특정한 능력으로 평판을 얻으면 그 평판은 놀랍게도 끈질긴 생명력을 보인다. 반대로 기존의 평판을 벗어나기 위해선, 환골탈태 수준의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량 평판의 특징은 상대적으로 가변적인 인성 평판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42쪽
평판은 돈보다 더 가치있는 자산이라고 합니다. 우리 모두는 더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한 게임에 참여하는 선수들이라고 가정을 합니다.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선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고 전략을 잘 짜야 합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사례가 그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평판의 손실이 어떤 악재를 낳고, 손상된 평판을 어떻게 회복하는지도 알려줍니다.
탁월한 역량이 파급력을 지닌 네트워크와 만나면서 세이버리의 평판은 완성되었다. 통증으로 고통받던 수많은 스타들이 동료와 지인에게 세이버리의 마법 같은 손길에 대해 이야기 했다. 세이버리는 이렇게 회상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기술은 있었지만 그걸 펼칠 무대가 없었어요. 제게 가장 필요한 것은 최고의 무대였죠.”72쪽
평판에는 인성 평판과 역량 평판이 있다고 합니다. 두 평판에 대한 내용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자신이 어떤 유형의 행동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역량’에 관한 것인가, 아니면 도의적 책임을 지는 ‘인성’에 관한 것인가? 어떤 신호를 전달하는가에 따라, 개인의 평판은 확연하게 갈리게 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역량 평판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한번 만들어지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반면, 인성 평판은 끊임없는 논쟁과 의혹의 대상이다. 인성 평판은 상대적으로 쉽게 변하지만, 평판의 변화를 유도하고 다각화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283쪽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과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타인의 말은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는 것만으로도, 자존감이 높아지고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좋은 평판을 지닌 사람들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넓은 인맥을 활용해 경력에 도움을 받거나 빠르게 승진 할 수도 있습니다. 원하는 강점만 추려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 방법, 실제로 무엇을 얼마나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리한 흐름을 만드는 것, 그것이 그동안 자신이 만들어온 평판의 결과가 되는 것입니다.
인생의 소중한 자산이 있습니다. 얻기는 힘들어도 잃기는 쉬운 것. 바로 평판 입니다.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모든 이에게 알리는 법, 비즈니스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어떻게 게임에 임해야 하는지 궁금할 것 입니다. 그런 분들은 이 책을 읽어야 하고, 읽고 나면 평판이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을 다시 알게 될 것입니다.
- 리트레이는 이렇게 말했다. “점차 많은 산업에서 민주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콘텐츠 산업이 있겠군요. 이제는 모두가 콘텐츠 생산자입니다. 유통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이베이에서 판매자가 될 수 있고, 에어비앤비에서는 호텔리어가 됩니다. 우버에서는 운전기사도 될 수 있죠. 다양한 산업에서 민주화 흐름이 나타났지만, 사회는 아직 충분히 민주화되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변화를 모색하는 이유입니다.”(page 96)
- 누구나 타인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 만약 이탈리아의 은둔 작가 엘레나 페란테(Elena Ferrante)의 나폴리 4부작에 대해 모두들 극찬한다면, 당신도 그 작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온라인 세계에서 뚜렸하게 드러난다. 아랄은 이렇게 덧붙인다. “문제의 핵심은 주변 사람과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몰아가는 군중심리 입니다.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이 개인의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가로막는 것이죠.”(page 119)
- 점차 사람들은 복잡함을 혐오하고 단순함을 선호한다. 트위터에서 140자로 전하지 못할 메세지란 없다. 오랫동안 우리는 의미와 관념이 중요하며,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 입장에서 본다면, 최근의 시류는 실망을 넘어 분노를 불러일으킬 정도다. 이제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할 목적으로 사실을 활용하는 데 익숙하며, 자세한 정보를 제시하는 기사보다 짤막하지만 자극적인 영상에 열광한다. 선거운동 내내 ‘아니면 말고’라는 태도로 일관하며 사실적 정확성을 무시했던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도 마찬가지다.(page 133)
- 우리는 이제 새로운 ‘가짜 뉴스’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가짜뉴스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막강하다. 2016년 옥스퍼드 사전은 포스트트루스를 올해의 용어로 선정하면서, 그 의미를 ‘여론 형성 과정에서 객관적 사실을 전하는 것보다 감성적이고 개인적인 믿음에 호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상황”이라고 정의했다. 이처럼 진실이 상대적 가치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대중의 인식에 기반을 둔 평판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page 144)
- 지도자에게는 핵심 맥락(master narrative), 즉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설명하는 단순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1980년 대선에서 도널드 레이건이 사용했고,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활용한 슬로건이 있다. 바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문구다. 레이건은 스토리텔링의 천제였다. 그가 내세운 ‘악의 제국(Evil Empire)’은 강한 설득력을 발휘했고, 공산권의 붕괴에 크게 기여했다(그레나다 침공,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 이란-콘트라 사건 등 레이건의 외교 성과는 상대적으로 실효성은 낮았으나 그의 연설은 돋보였다). 빌 클린턴 역시 미국의 중산층에게 번영과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능숙했다. 그는 탁월한 연설 능력으로 ‘설명의 대가(Explainer-in Chief)’라는 애칭까지 얻었다.(page 203)
- 벨리언트는 직원과 소비자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실적을 높여 월가에서 평판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 반면 로슈는 환자의 존엄을 지키려는 진정성과 사회적 책임에 주목했다. 더불어 정치인과 연구진, 직원을 포괄하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평판의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로슈는 대기업의 취약점인 인성 평판의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역량 평판을 쌓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호프만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부의 창출이 아닌 사회 기여도 차원에서 기업이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믿습니다. 기업은 사회와 함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로슈가 지금처럼만 운영된다면, NGO처럼 지구의 환경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거라고 기대합니다. 지속 가능하고 윤리적인 과정을 거쳐 나온 성과는 주주와 임직원 그리고 환자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줄 것입니다.(page 231)
- 연구진은 1989~2001년 사이에 타 기업의 대표나 CEO로 이직한 20명의 제너릴일렉트릭 출신 임원들을 분석했다. 제너럴일렉트릭은 잘 갖춰진 체계 덕분에 세계 최고의 경영자 양성소로 이름나 있다. 연구 결과 20명 중 17명의 전직 제너럴일렉트릭 임원들이 새로운 직장에 부임하자 해당 기업의 가치가 평균 11억 달러 증가했다. 2000년 제너럴일렉트릭이 잭 웰치(Jack Welch) 대신 제프리 이멀트(Jeffery Immelt)를 CEO로 앉혔을 때, 이멀트와 경쟁했던 두 후보자는 거의 동시에 다른 기업을 러브 콜을 받았다. 제임스 맥너니(James McNereney)를 영입한 3M(Minnesota Mining and Manufacturing Company)의 경우 65억 달러, 로버트 나델리(Robert Nardelli)를 영입한 홈데포(Home Depot)의 경우 100억 달러의 기업가치가 치솟았다. 경영자를 길러내는 제너럴일렉트릭의 능력에 대한 신뢰와, 그들이 제너릴일렉트릭의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는 기대, 그리고 그들의 역량이 다른 환경에서도 발휘될 것이라는 믿음이 반영된 결과다.(page 255)
- 코펜하겐대학교 경영대학원의 마케팅 교수 마이켄 슐처(Majken Schultz)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브랜드를 관리하고 담당하는 기관을 분리시킨 것에 주목했다. 브랜드의 기원이 기업 전략보다는 제품 마케팅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브랜드 관리는 마케팅 부서의 소관이었다. 슐츠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브랜딩 작업은 마케팅 부서에, 기업의 평판 관리는 홍보 부서에 할당합니다. 홍보 부서에서 브랜드와 평판 관리를 모두 담당하는 경우에도 세부적인 내용은 서로 다른 팀에 할당하죠” 그러나 이러한 사일로 접근 방식(silo mentality, 조직 내 부서 간의 치열한 경쟁을 자극하는 경영 방식)으로 인해, 브랜드와 평판에 대한 오해가 생겨났다. 브랜드는 마케팅 차원에서 얼마든지 통제 가능하며, 평판은 단지 브랜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page 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