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하고 싶은 프로젝트는 바로 다음 프로젝트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 인류가 현재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의 힘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 김구,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백범일지⟫, 1947
문화의 힘과 중요성을 나타내는 글 입니다. 여기서 우리나라를 우리회사로 바꿔보면 어떨까요?
“나는 우리회사가 세계에서 가장 디지털 혁신을 잘하는 회사가 되기를 원한다. (…) 나는 우리회사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회사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디지털 혁신이 우리회사에서, 우리회사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1947년에 쓰여진 글이지만, 지금 사용해도 충분히 그 가치가 전달됩니다. 그렇다면 회사에서의 문화란 어떤 것일까요? 조직 문화를 이야기할 것입니다. 조직 문화는 조직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인재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무기가 되기도 합니다. 경쟁사가 모방하기 어려운 경쟁우위의 원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디자인 씽킹 아이디어를 아이콘으로 바꾸는 생각의 최고 지점
로저 마틴 저/이건식 역 | 웅진윙스 | 2010년 06월 11일 | 원제 : THE DESIGN OF BUSINESS
성과, 인재 확보, 경쟁력 강화가 회사의 모든 것을 대변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에 중요성을 두고 각각의 조직 문화를 만드는 회사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조직 문화는 문서로 먼저 정의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직 내에서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해야 하는 것, 바로 그런 것입니다.
반복되는 업무와 언제나 거의 동일한 과제를 중심으로 조직된 기업에서 개개인의 역할은 매우 엄격하게 정의되고, 책임소재가 분명하며, 개인의 인센티브는 그가 맡은 책임과 긴밀하게 연계된다. 이러한 기업구조에서는 직원들이 보다 큰 그림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사실 볼 필요도 없다. 오로지 최고경영진만이 큰 그림을 보면 된다.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를 ‘나의 책임’이라고 규정할 뿐 ‘우리의 책임’이라고 정의하지 않는다. 완성된 최종생산물을 다른 직원들과 공유하려 하지 않고, 자신이 책임진 부분만을 갈고닦는 일에 집중한다. 마케팅담당 선임부사장은 연간 마케팅계획만 완벽해질 때까지 다듬고 조정한다. 마케팅계획이 작성되면 이를 최고경영자에게 제출하면서 완벽하다는 평가를 기대한다.210쪽
혹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이런 모습은 아닌가요? 남들 이야기로 들리고 나의 이야기는 아닌거죠?
회사에서 직급이 올라가면서 분석적으로 사고하도록 훈련이 됩니다. 이러한 관리자들에게 논리와 추론을 통하지 않고 무언가를 알아내는 직관적 사고란 대단히 두려운 것이 됩니다. 기업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오로지 분석적인 사고에 친화적인 방향으로 조직 문화를 전환하고 프로세스도 변화시킵니다.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기존의 지식을 활용하는 데에만 집중하게 만듭니다. 분명 이것 또한 조직 문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에서는 이런 조직문화로는 성과에서든 인재확보에서든 경쟁력에 뒤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신뢰성으로의 편향은 기획과 예산, 관리능력 개발 그리고 분석기술과 관련된 조직의 프로세스에 깊이 뿌리를 내린다. 이 모든 과정에서 높은 신뢰성을 담보하는 것이 곧 성공이라는 생각이 통념으로 자지를 잡았다. 예컨대 대부분의 기업에서 기업운영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들이대는 잣대는, 미리 예측한 수치화된 목표 즉 예산상의 목표치를 달성했는지 여부다. 예산상 목표치 달성이라는 최우선 목표를 위협하는 것은 새로운 것이든 색다른 것이든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으로 취급되고 즉시 배제된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같은 제약요인 역시 예산상 목표치 달성에 위협이 된다. 원하는 결과를 일관되게 창출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복잡하게 만들고 그 기능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76쪽
이 책은 기존 업무의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조직 문화를 변경시킬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디자인 씽킹이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디자인 씽킹이란 한마디로 귀납적추론 방식의 사고입니다. 경영자적 마인드와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공존하는 생각의 최고지점이라고 합니다.
분석과 직관, 어느 한쪽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석이나 직관 중 어느 한쪽을 제거해야만 하는 양자택일의 선택이 아니라 두 가지 사고방식을 조화시키는 것이 다. 분석적 사고와 직관적 사고는 둘 다 최적의 경영을 위해 필요하지만,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주장할 것이다. 생각의 가장 완벽한 방식은 분석적 사고에 기반을 둔 완벽한 숙련과 직관적 사고에 근거한 창조성이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나는 이를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라고 부른다.21쪽
디자인 씽킹은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롭게 부각된 이유는 조직 문화를 디자인 씽킹 기반으로 구축한 회사가 급 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효과가 입증된 결과일 것입니다. 카카오뱅크, 마켓컬리, 우아한형제들 등 잘나가는 스타트업의 조직문화가 그렇습니다. 서비스의 탄생이 디자인 씽킹으로 나왔으며, 조직 문화도 이러한 철학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드라이브 쓰루 코로나 검사 방법도 디자인 씽킹으로 탄생한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혁신적인 결과물이 나오게 하는 힘 또한 바로 디자인 씽킹입니다.
디자인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과 비즈니스를 디자인하는 작업에 활력의 원천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진 귀추논리에 의한 추론을 적대시하는 기업환경을 만드는 것은 훨씬 위험하다. ‘가능성이 있는 세계’에 대해 사고하는 논리가 없다면, 기업은 기존의 경험규칙과 알고리즘을 정밀하게 다듬는 일만 할 수 있을 뿐이다. 현재 사용하는 경험규칙과 알고리즘의 원천으로 거슬러올라가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보다 강력한 경로를 탐색하는 일 혹은 널리 사용되는 경험규칙을 알고리즘으로 전환하는 보다 현명한 방식을 모색하는 일은 경쟁자들에게 맡기는 결과를 초래하고 마는 것이다.103쪽
나와 상반된 편향을 가진 동료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디자인 씽킹을 기본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동료를 문제로 여기지 않습니다. 이들이 사라지기를 바라기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훌륭한 도전과제로 포용하게 됩니다. 관리자로서 당면하게 되는 다른 과제와 마찬가지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기업이 나아갈 경로에서 조그마하더라도 타당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점을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급이 올라가면서 분석적으로 사고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부터 근본적인 태도를 디자인 씽킹으로 변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리더의 용기입니다. 두려움 없는 조직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악순환이나 선순환이 미리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 지식체계, 즉 근본적인 태도와 도구 그리고 경험은 스스로의 통제 아래 존재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지식체계를 어떻게 발전시켜나갈지에 대한 광범위한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가 키나 DNA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근본적인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디자인적 사고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와 경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130쪽
디자인 씽킹에서는 균형이 중요합니다. 직관과 창조성이 중요시 되는 연구개발 부서에서의 미션은 신뢰성있는 분석적 기법을 통한 목표로는 새로운 혁신을 이룰 제품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연구개발 부서가 디자인적 사고의 안식처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신뢰성으로의 편향은 기업의 연구개발 부문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신뢰성을 주창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이 돌아가고 미스터리를 탐색하는 일에 눈살을 찌푸리는 기업문화에서, 연구개발 부서는 ‘연구’보다 ‘개발’을 자신의 임무로 인식하는 편향을 보인다.205쪽
지금 내 생각을 다른 시각으로 관점을 볼 수 있게 하는 힘이 디자인 씽킹이 될 수 있습니다. 창조적 혁신을 막는 원인이 기업 내에 분명 있습니다. 이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보겠다고 많은 시도를 합니다. 하지만, 디자이너 처럼 사고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길이라고도 합니다.
신뢰성의 덫으로 똘똘 뭉쳐진 기업을 개조시킬 수 있는 힘이 바로 디자인 씽킹입니다. 분석적 사고만이 정답이 아닙니다. 조직 문화를 위해 필요한 건 선택과 집중보다 디자인 씽킹에 담겨 있는 균형과 공감입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여 비즈니스를 창조하는 일이 프로젝트라면, 디자인 씽킹을 갖춘 조직은 분명 다음 프로젝트가 기다려 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