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생물학, 세포생물학, 생화학, 미생물학, 유전학, 생물물리학, 생태학, 생리학, 면역학, 해부학, 진화생물학, 계통분류학, 발생학, 동물행동학, 행동생태학, 식물학···
이상은 생명과학을 전공하게 되면 배우는 과목들입니다. 대학교에서 생물학과로 불리던 학과가 현재는 생명과학과라는 이름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배우게 되는 과목명을 봐도 생물학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생명의 탄생, 유지, 소멸의 현상이 모든 생물에서 일어나는 과정이라는 것을 발견한 이후 분자생물학의 개념과 연구방법론이 발전하게 됩니다. 이후 분자생물학의 개념과 연구 방법론은 생물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거의 모든 학문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물학보다는 생명과학이라는 것이 더 넓은 의미의 포괄성을 가지게 됩니다.
요즈음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는 사람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생명과학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생명과학을 알리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하면 이러한 포괄적인 생명과학을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습니다.
생명과학을 쉽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박종현 저/마그 그림 | 책미래 | 2019년 02월 11일
책 제목에서 이 책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명체의 탄생에서부터 생명체를 활용하는 기술인 생명공학까지 생명과학의 대부분을 다루고 있습니다. 분야별로 6개의 장으로 나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내용을 또 하나하나 나눠 쉽게 이야기 합니다.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를 더해 기억에 오래남게 합니다. 읽다 보면 생명과학에 기여한 과학자들과 그 업적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장은 생명체가 유지 및 존속되는 원리를 이야기 합니다. 최초의 생명체 탄생에 대한 이야기, 사랑에 대한 감정으로 성을 말하고, 생명체의 발생과 발달 그리고, 노화와 죽음을 과학적 지식으로 설명합니다.
생물들은 자기가 살아가는 각기 다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그 결과 지구상의 생물들은 박테리아, 고세균, 진핵생물의 3가지 도메인으로 분화되었습니다. 박테리아는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대장균이나 탄저균 등이 대표적이며 고세균은 화산이나 온천과 같이 매우 극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종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진핵생물이 바로 인간과 동물, 식물을 포함하는 분류군입니다.22쪽
2장은 생명체의 살아가는 방식과 환경에 대한 내용입니다. ‘살더라도 잘 살아야지!’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옵니다. ‘높은 사회성을 가진 개체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85쪽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3장은 유전자에 대한 내용을 쉽게 설명합니다. 유전법칙과 DNA를 발견한 것에서 부터 시작하여 DNA의 이중나선 구조와 센터럴 도그마를 말합니다. 진화론과 유전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내용도 나옵니다. 생명체가 주어진 환경에 따라 발현될 수 있는 유전자가 달라지기 때문에, 생명현상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하는 후성유전학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습니다.
현재 왓슨과 크릭이 과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들 중 한 명으로 길이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과학자들은 아무도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던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구상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원래 위대한 발견은 항상 편견 없는 자유로운 생각과 다른 사람은 생각지도 못한 발상으로 부터 생겨나기 마련이죠.134쪽
4장은 높은 지능과 사회성을 가진 인간을 다루고 있습니다. 인류의 진화과정을 이야기 하고 진화심리학으로 바라본 인간의 심리도 살펴봅니다. 인간의 지능과 천재성을 이야기 하고, 동성애에 대한 부분도 다루고 있으며, 동성애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자기가축화에 대한 부분도 흥미롭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에 능숙하기도 했습니다. 현존하는 인류들이 모두 나름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죠. 덕분에 대규모로 집단을 이루어 협동하며 살아갈 수 있었고, 사냥할 때에도 서로의 역할을 분담하며 사냥 전략을 짤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각자가 터특한 생존 기술을 알려주거나 먹잇감이 많이 잡히는 곳, 도구를 만드는 기술 등을 서로 활발하게 교류하며 발전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게 바로 호모 사피엔스가 현존하는 유일한 인류가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합니다.171쪽
원시 인류가 높은 공격성과 발달된 공격으로 사냥을 하며 살아가는 것은 생각보다 생존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대신 공격성이 낮고 골격은 다사 돌 발달되었더라도 높은 사회성을 가지고 협력하며 살아가는 것이 생존에 더 유리했기에 자기가축화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원시시대 때 여성들이 공격성이 낮은 남성을 선호했고, 그 결과 공격성이 낮을수록 번식할 확률이 높아졌던 것도 자기가축화에 기여했다고 합니다.189쪽
5장은 질병의 원인을 찾고 치료하는 의학 분야에서의 생명과학을 소개합니다. 인류를 구한 백신이 탄생하게 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암, 비만, 인플루엔자, 결핵 같은 병이 발병하게 되는 이유와 이러한 병의 치료법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의료 기술이 치료보다는 예방에 더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기울어가고 있기 때문에 백신이 전체 의료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 입니다. 병을 예방할 수 있는 의료 기술은 아직까지는 백신 외에는 딱히 없거든요.216쪽
6장은 미래를 이끌 첨단 과학기술로 생명체를 활용하는 생명공학을 이야기 합니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 유전자 가위 기술, 생명체 복제 기술, 줄기세포 치료, 신약개발과 바이오시밀러, 바이오에너지, 생체모방 로봇 기술 등 입니다. 이러한 첨단 기술들이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궁극의 목적일 것입니다.
현재 의학은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이나 심한 외상의 경우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유지 및 보존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된 조직이나 장기를 재생시킬 수 있습니다. 외상이 너무 심하더라도 외상을 입은 부분을 줄기세포를 이용해 복원할 수 있고, 현재 마땅한 의학적 수단이 없는 퇴행성 질환도 치료가 가능해집니다.287쪽
생명과학의 분야는 다양합니다. 생명을 다룬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전공이라는 것으로 나눠보면 또 다시 여러학문으로 분류됩니다. 책에서도 학문의 분야를 각각의 장으로 나눴습니다. 처음 이야기 한 생명과학의 분야와 책의 각 장들과 비교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생명과학의 모든 분야를 알기 쉽게 쓰기 위해 저자는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박종현 입니다. 현재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 중이며 과학저술, 강연 및 과학교육 멘토링을 통해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도 저자가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생명과학을 알리기 위해 쓰여진 것 같습니다. 자신이 직접 배우고 있는 전공 과목이기에 생명과학의 지식을 갖춘 상태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식에 더해 그 지식을 대중이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은 저자의 또 다른 능력입니다.
과학의 대중화를 이야기 하는 책들이 대부분 그 분야의 입문서라는 형태로 분류됩니다. 입문서라는 것이 꼭 그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닐 것 입니다. 과학이라는 분야를 많은 사람들이 접하고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일 것입니다. 책을 통해 전문 지식을 쉽게 습득하게 되면 과학이 바로 교양이 될 수 있을 것 입니다. 편견없이 과학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할 것 입니다.
이 책은 생명과학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전문서적 못지 않은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포괄적인 의미를 갖는 생명과학을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대한 답으로 이 책이 나온 것 같습니다. 인간이 태어나고 늙거나, 병들어 죽는 이유를 아는 것, 생명과학에 대한 지식을 습득해야 할 이유일 것 입니다.
- 사춘기를 겪고 나면 발달은 거의 끝났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때부터는 성장이라는 용어보다는 성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해집니다. 비록 신체적으로는 정체 상태 또는 기능저하 상태로 진입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마음이 꾸준히 성숙을 거듭하며 진정한 성인으로 거듭나게 되지요.(page 43)
- 멘델 이후의 유전 연구를 살펴보면 멘델의 유전법칙은 법칙이라고 하기엔 어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순하고 예외 사항이 많습니다. 실제로 사람에게 일어나는 대부분의 유전 현상은 멘델의 유전법칙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멘델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복잡하고 어려운 유전 현상을 단순화하여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결국 멘델의 유전법칙이라는 단순한 법칙으로부터 새로운 유전법칙들과 수많은 지식이 생겨났고 유전의 개졈이 확장되고 발전할 수 있었지요.(page 122)
- 방사선 추적법은 생명체 내에 존재하는 물질의 생화학적 반응을 연구하는 중요한 연구 기술 중 하나랍니다.(page 127)
- 살아남기 위한 유전자의 치열한 몸부림으로 인해 복잡하고 정교해진 생존기계들이 끊임없이 출현하면서 유전자들 사이의 경쟁은 점차 심해졌습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와 같은 복잡하고 정교한 생존기계들 간의 경쟁은 이기주의를 피하기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유전자의 이기성이 생명체의 행동의 이기성을 일으켰다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살아남아 온 모든 생명체들은 이기적인 행동을 하면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계속 이기적이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기적 유전자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지요.(page 145)
- 환경이 유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을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라고 부릅니다. 후성유전학에서는 생명체가 주어진 환경에 따라 발현될 수 있는 유전자가 달라지기 때문에, 성장, 노화, 질병의 발생 등과 같은 일련의 생명현상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page 155)
- 학자들이 후성유전학을 연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암이나 당뇨 등과 같이 고치기 어려운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들의 후성유전학적 발현헤 대해 알아내기 위해서입니다. 암이나 당뇨의 예방 및 치료에 사용할 수 있거든요.(page 160)
-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관련된 기사 글이나 뉴스 매체 등을 접할 때 H1N2와 같은 기호들을 본 적이 있죠? 이 기호가 바로 A형 바이러스의 아형을 구분하는 구분 수단입니다.
- 여기서 H는 HA(헤마글루티닌)을, N은 NA(뉴라미니다제)를 의미하며, 숫자는 각각 H와 N의 종류를 의미합니다. H는 16종류, N은 9종류나 되지요. 이들 두 단백질에 의해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총 9 X 16 = 144개의 아형으로 구분됩니다. 여기서 H1, 2, 3과 N1, 2가 인간에게 인플루엔자를 일으키는 주된 아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page 241)
- 최근 들어 GMO가 비판받는 이유는 GMO가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GMO로 생산된 작물이 기아로 고통받는 후진국으로 가지 않고 고기 생산을 위해 가축의 사료로 쓰이고 있거든요. 생명공학 기업들은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MO를 만들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GMO 작물이 사료용 작물로 생산되고 있는 상황이랍니다.(page 269)
- 현대 의학에서 가장 대두되는 주제 중에 하나가 바로 장기이식입니다. 현대 의학은 신체의 장기에 이상이 생기면 건강한 다른 사람의 장기로 교체해 줄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장기 기증자의 수가 적고 장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실제로 장기이식을 받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죠. 복제기술은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이기도 합니다.(page 283)
- 유도만능줄기세포의 발견은 DNA 이중나선 구주의 발견 이후로 의학계와 생명과학계를 뒤흔들어 놓은 위대한 발견 중의 하나로 손꼽힙니다. 기존 줄기세포들이 가진 단점들을 모두 극복한 것은 물론이고 항상 윤리 문제에 부딪혀 왔던 줄기세포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었기 때문이죠.(page 294)
- 바이오의약품은 생명체로부터 추출하는 특성상 세포와 배양 조건, 제조과정의 차이로 인행 기존의 바이오의약품과 완전히 동일한 의약품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 합니다. 마치 세포를 어떤 실험방식에 의해 어떻게 배양하느냐에 따라 실험 결과가 다른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제조 과정은 기존의 바이오의약품과 다르게 하더라도 생물학적으로 같은 효과를 내는 물질을 추출할 수는 있습니다. 이 물질이 바로 바이오시밀러입니다.(page 302)
- 화석연료가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의 양을 증가시키는 이유는 워래 화석연료의 형태로 매장되어 있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에 배출되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비중을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바이오메탄과 화석연료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바이오메탄은 추가적인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바이오메탄이 연료로 쓰이면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데에 사용되고, 그렇게 자라난 식물로부터 다시 유기물이 만들어져 바이오메탄을 사용하는 순환구조가 형성됩니다. 다른 바이오에너지도 같은 원리이고요.(page 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