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로샤히 익시피디아 사장의 변신
장박원 논설위원
다라 코스로샤히 익스피디아 사장(48)은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 여행업을 좌지우지하는 거물이다. 지난 27일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인 우버가 그를 새로운 최고경영자로 낙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적임자를 뽑았다는 평이 많았다. 그가 제안을 받아들이면 성차별과 성추행 스캔들로 명성이 땅에 떨어진 우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가 보여준 성과를 보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1990년대 중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작은 부서로 출발했던 익스피디아는 2000년대 초 그가 속했던 인터액티브코퍼레이션(IAC)에 인수됐다. 당시 익스피디아는 항공권 예약 등을 처리하는 여러 사이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코스로샤히 사장이 맡으면서 달라졌다. 활발한 인수·합병(M&A)과 서비스 확대로 가파르게 성장한 것이다.
그는 저가여행 사이트인 핫와이어를 시작으로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 숙박서비스를 위한 호텔스닷컴과 가격비교 사이트 트리바고, 온라인 여행사 트래블로시티와 오비츠, 에어비앤비와 경쟁하는 주택임대 서비스업체 홈어웨이 등을 잇달아 사들였다. 이들 회사의 장점을 모아 서비스 경쟁력을 높였고, 그 결과 익스피디아는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사로 우뚝 섰다. “사람들은 여행 사이트 3곳 정도를 둘러보며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하는데 3곳 중 2곳을 익시피디아 계열로 만드는 게 목표다.” 그가 2015년 한 언론에 밝힌 포부다.
이란 태생인 그가 미국에 정착한 것은 이란 혁명 때문이었다. 1978년 가족과 함께 유럽을 여행하고 있었는데, 이란에서 혁명이 일어나 가산이 몰수되자 바로 미국으로 향했다. 다행이 미국에 먼저 정착한 삼촌들의 도움으로 대학을 마칠 수 있었다. 전기공학을 전공했지만 첫 직장은 투자회사였다. 이때 경험은 금융과 M&A 전문가가 되는 계기가 됐다.
그가 인터넷과 미디어, 정보기술(IT)기업을 다수 보유한 IAC에 합류한 것은 1990년대 말이다. 그곳에서 기획과 재무, 운영 등 다양한 업무를 익히고 2005년 익스피디아 사령탑에 올랐는데 그후 17년간 여행업 생태계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꿔놓았다. “익스피디이는 실패를 하더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경영할 수 있는 기업이다. (변화를 시도하다가 실패할 수 있지만) 시시각각 빠르게 움직이는 분야에서 경영자가 변하지 않으면 죽은 것과 다름없다.” 지난 해 말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하며 그가 강조한 말인데 우버를 맡게 되면 어떻게 변화를 이끌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