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김인수
오피니언부장
새해다. 어제와 그제 복 많이 받으라는 문자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복’이라는 건 결국 행복을 뜻할 것 같다. 2019년에는 2018년보다 더 행복한 해가 되라는 의미일 게다. 실제로 주변에는 행복을 소망하는 사람이 참 많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늘날 심리학자들 연구에 따르면 행복은 우리가 바란다고, 심지어 노력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행복은 좇으면 좇을수록 멀어진다. 이를 ‘행복의 역설’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기대’때문이다. 예를 들어 행복감을 느끼겠다고 친구들을 초대해 파티를 연다고 해보자. 그러면 행복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그 실망이 행복을 갉아먹는다. 애초에 행복감을 기대하지 않고 파티를 열었을 때보다 행복을 못 느낀다. 심리학자들 연구에서도 행복에 높은 가치를 두는 사람일수록 행복한 순간에 행복감을 덜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에 외로움도 더 많이 탄다.
그렇기에 우리가 진정 행복해지고 싶다면 행복을 목표로 해서는 안된다. 다른 걸 목표로 해야 한다. 그 다른 걸 성취해 가는 과정에서 행복이 부차적으로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다른 것은 바로 ‘의미’다. 자신보다 더 큰 무엇에 기영하고 있을 때 인간은 삶에서 의미를 느낀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고 더 큰 세생과 연결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매일 회사에 출근해 하는 일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낮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느낄 수만 있다면, 우리 일은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그 일을 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것이다. 타인에게 인정을 받고, 소속감도 느낄 것이다. 그 순간에 행복은 덤으로 찾아오는 것이다.
삶이 의미가 있다면 현실이 아무리 고통스럽다고 해도 버틸 힘을 얻게 된다. 철학자 니체는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 삶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정신과 의사 빅토르 프랑클은 그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치료’라는 심리치료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세요’보다는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내세요’라고 인사하는 게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