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소설 장르에는 액션, 공포, 스릴러, 반전, 재난 등이 있습니다. 영화도 마찬가지 입니다. 시원한 여름을 즐기기 위한 영화들이 바로 이런 장르입니다. 그 중에서도 스릴러 장르는 땀을 식혀주거나 더위를 잊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끝없이 고조되는 긴장감, 극한으로 가져가는 몰입도가 책에서 눈을 땔 수 없게 만듭니다. 한장 한장 넘기다 보면 500페이지가 넘는 책 한권도 금방 마지막 페이지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올 여름도 더위를 식혀줄 많은 책과 영화들이 나왔습니다. 그 중 눈에 띄는 책은 눈까지 시원한 ⟪썸썽 인 더 워터⟫ 입니다. 제목에 어울리는 표지가 책을 집게 만듭니다.
썸씽 인 더 워터
캐서린 스테드먼 저/전행선 역 | arte(아르테) | 2019년 07월 24일 | 원제 : Something in the Water
원제를 그대로 한글 제목으로 정한 장편 스릴러 소설입니다. 영화 <어바웃 타임> 에서 티나 역할을 한 캐서린 스테드먼의 첫 작품 입니다. 배우의 경험이 책에 녹아 있습니다.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장면 하나하나의 디테일이 살아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익숙한 기기들을 설명할 때면 작가의 관찰 능력을 높이 사게 됩니다. 나쁜 사람이냐 아니냐를 구분하기 위한 내면의 심리 묘사도 현실적이면서 몰입을 끌어 냅니다. 이 책을 통해 캐서린 스테드먼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로 1위를 차지하고, ITW 스릴러 소설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소설은 신혼부부가 신혼여행 중에 돈 다발과 다이아몬드, USB, 권총이 든 가방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룹니다. 시작은 신부(에린)가 죽은 신랑(마크)의 무덤을 파는 장면입니다.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3개월 전으로 돌아가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결혼의 준비과정에서 남자는 실직을 하게 됩니다. 실직이라는 부담을 안은 채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떠납니다. 이 여행에서 뜻하지 않는 가방을 발견합니다. 이 가방 때문에 부부는 갈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겉으로는 하나하나의 문제를 같이 잘 풀어나가는 듯 그려집니다. 하지만 돈 때문에 벌어지는 일은 결말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범죄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 많은 것과 엮이게 됩니다. 인간 내면의 심리를 독자가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나쁜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건 아마도 당신이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18쪽
복선(伏線)은 문학에서 앞으로 전개될 사건을 미리 짐작하게 하는 것이다. 어떤 사건이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미리 그 사건의 가능성을 암시해 두는 것이다.
위키백과에 나오는 복선의 정의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복선이 책을 끝까지 몰입시키게 하는 것 같습니다. 복선을 이야기 하는 디테일이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습니다. 분명 필연적일 거라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반전이 있습니다. 복선과 반전을 통해 사건은 계속 커지고 연관 인물들과의 관계도 복잡하게 얽혀갑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을 놓을 수 없는 이유가 분명 있습니다.
사람의 심리를 잘 녹여 낸 소설 입니다. 남자가 희망하는 성공, 여자의 소망인 사랑을 비교합니다. 죄수에 대한 신뢰와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 본능과 범죄라는 것 사이의 갈등도 보여줍니다. 마지막 결말은 독자에게 여운으로 남겨줍니다.
하지만 내가 뭘 할 수 있었을까? 당신이라면 뭘 할 수 있었을 것 같은가? 누구도 세상 전부를 구할 수는 없다. 때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구해야 한다.497쪽
책과 함께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로 결정하였다면 이 책은 충분히 그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책입니다. 또한 소설은 영화화 되어 나온다고 합니다. 더 빠른 전개로 몰입을 한층 이끌 것으로 기대됩니다. 상영은 여름에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와 소설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