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업의 시대

경제용어로 ‘독점’은 개인이나 하나의 단체가 다른 경쟁자를 배제하고 생산과 시장을 지배하여 이익을 독차지 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은 나쁜 의미로 사용됩니다.

산업화시대에 독점을 깨야 한다고 생각한 가장 큰 경제학적 이유는 ‘시장은 가격 메커니즘을 통해 사회의 부를 효율적으로 재분배하는데, 독점기업은 가격을 스스로 결정하기 때문에 원래 소비자가 가져야 할 부를 가져가기 때문’이었다. 독점기업 스스로 시장의 규칙이 되면 시장에서 형성되는 것보다 가격을 높게 책정하기 때문에 시장이 망가진다는 의미다.276쪽

하지만, 모바일시대에 들어와서 착한 독점기업이 탄생하였습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모바일 광고의 규칙입니다. 페이스북이 광고 알고리즘을 바꾸면 전세계의 온라인 광고 업계가 영향을 받습니다. 아마존은 이커머스의 규칙이라고 합니다. 아마존의 가격에 따라 경쟁 사업자의 전략이 움직입니다. 그런데 소비자는 이런 모바일서비스를 무료로 또는 아주 싸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격을 올릴 생각도 없습니다. 모바일시대의 이러한 독점기업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산업화시대의 독점기업과 타파 논리가 21세기 모바일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한 의문이 충분히 들만합니다. 기술과 혁신만으로 시장을 장악하여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한 기업이 많이 있습니다. 현재 소비자에게는 친절함으로 무장한 기업들입니다. 독점이라는 눈치를 받으면서도 독점시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이러한 기업들의 생존 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초기업의 시대 그들은 어떻게 독점시장을 만드는가
천준범 저 | 페이지2 | 2019년 11월 01일

 

전 세계 거의 모든 사람의 삶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기업이 있습니다. IT기업이 많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 바로 그들입니다. 이들 회사는 끊임없는 혁신과 새로운 기술로 성공하였습니다. 아니 혁신과 기술이 성공의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추가적으로 강력한 독점 전략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시장 위치를 차지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를 Windows OS와 한 몸으로 만들어 넷스케이프와의 격차를 단숨에 뛰어넘었습니다. 이러한 끼워팔기에 대한 반독점법 판결 진행이 5년간 이어졌으며, 판결이 나던 시점에 이미 인터넷 브라우저 독점시장을 차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결과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디어플레이어도 끼워팔기하여 리얼 플레이어를 물리쳤습니다. 메신저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책은 반독점 판결문 속에 담긴 초기업의 성장 전략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그 성장 전략이 지금과 같은 플랫폼 시대에도 통할지 확인합니다. 지금의 플랫폼은 사실상 모두 독점기업이고, 시장의 규칙이 됐다는 것입니다. 이런 기업들이 독점 전략을 계속 유지한다면 미래에도 지금처럼 초기업으로 살아남는 기업이 될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수많은 반독점 판결문을 통해 궁금한 것을 같이 고민하는 것으로 엮여 있습니다.

책 속에 담긴 기업들의 독점 전략은 모두 팩트입니다. 미국의 석유시장을 독점했던 록펠러의 스탠다드 오일이 시행한 독점 전략은 리베이트 입니다. 스탠다드 오일은 반독점법 판결로 인해 회사가 해체 되었습니다. 하지만 록펠러는 아직도 세계 최고의 부자입니다. IBM의 천공카드 판매방식은 지금도 많은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략입니다. 장비는 싸게 혹은 임대해주고, 소모품을 비싸게 파는 전략입니다. IBM은 천공카드를 사용할 때 순정 부품 사용만 하도록 하는 계약구조로 인해 반독점법에 걸렸습니다. 묶음 팔기의 형태로 독점을 한 기업도 소개합니다. 바로 묶어 팔때의 할인이 그것입니다. 에스펀 스키장과 하이랜즈 스키장간 소송에서 결과를 확인합니다. 처음에 묶어 파는 형태에서 조금씩 그 혜택을 줄여나가거나 배제시켜 상대 업체보다 우월적 지위를 행사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3M의 스카치테이프 판매 방식에서 동일하게 적용되었습니다. 3M에서 저가 상품을 내놓으면서 묶어 팔기를 통해 경쟁사와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고, 또 하나 리베이트를 제공하여 소매상이 3M의 제품을 판매하도록 한 것입니다. 스카치테이프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르파쥬의 테이프를 잘 팔리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과점 시장에 대해서도 들쳐봅니다. 콜라시장, 라면시장, 담배시장에서의 담합이야기가 먼저 나오고, 과점 시장에서 경쟁자를 죽이기 위한 원가 이하의 저가 정책도 나옵니다. ‘들인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격해서 경쟁자가 시장애서 스스로 나가떨어지게 만들고, 시장을 다시 장악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원가 이하로 가격을 내리면 반독점법 문제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전문직의 수임료, 아이비리그 대학의 장학금이 똑같은 이유에 대해서도 반독점법 판결을 통해 사전에 논의하는 것이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판결로 인해 전문직의 수임료는 오히려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도 지적합니다.

특허 및 라이선스, 독점 기술을 가지고 우월적 지위를 행사한 사례도 있습니다. 퀄컴의 CDMA 기술에 대한 로열티 부과, 포스코가 경쟁상태인 현대하이스코에 열연강판 공급 거부, 영화제작사의 영화관 지분 매입을 통해 배급과 가격을 담합한 사실 등 입니다. 인터넷의 관문을 장악한 포털 업체의 독점 형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가 70퍼센트의 점유율을 가진 업체 입니다. 네이버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조사가 2013년에 이뤄진 이후 네이버는 발을 뺀 영역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독점이 소비자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독점 기업일 경우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공정거래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독점 기업이지만 소비자에게 가격을 합리적으로 공급하는 업체가 나타납니다. 그 예로 아마존을 이야기 합니다.

‘더 좋은 혜택을 더 저렴하게 주는데 뭐가 문제란 말입니까?’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전략이 그것입니다. 아마존은 이커머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완성시켰습니다. 기업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 독점 전략이라면 아마존은 기업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소비자의 지갑을 가볍게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베스트셀러의 전자첵을 동일하게 9.99달러에 제공하는 킨들 가격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기존의 반독점 판결의 판례와는 다른 양상입니다. 대신 아마존은 다른 영역에서 이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 중 AWS(Amazon Web Service)로 알려진 클라우드 서비스와 FBA(Fulfillment By Amazon)로 대표되는 아마존 물류 창고입니다. 아마존은 비즈니스 모델 중 수익을 내는 영역을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독점 기업에 대한 판결의 명과 암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혁신과 기술로 대표되는 기업의 잔혹한 성공 전략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시대와 패러다임이 변해도 바뀌지 않는 제1의 승리원칙일 것 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아마존과 같은 기업을 기존의 반독점법을 통해 판결할 수 있을까?’라고···. 모바일시대가 되면서 새로운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을 새로 만들고 또 독점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이런 독점 기업은 더 이상 가격을 올리지도 소비자를 괴롭히지도 않습니다. 저 또한 똑같은 고민을 해봅니다. 정말 ‘아마존은 독점 기업일까?’라고···. 가까운 미래에 ‘독점은 반드시 나쁘다’는 생각을 고쳐야 할 시점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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