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자신감
모 인터넷 서점 사이트의 수필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 중에 ‘내 인생의 롤모델’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멘토’ 또는 ‘워너비’라는 말로 불리기도 하는 ‘롤 모델’을 정해 따르기 보다, 자기에게 맞는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지켜나가며 살고 싶다는 저자의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회사 다니면서 제일 씁쓸한 것이 롤 모델이 없다는 것. 아등바등 열심히 해봤자 저 사람들처럼 된다는 것. 혹시나 하는 기대에 결국 실망으로 돌아오는 것. 이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NO 기대, NO 실망’으로 내 일이나 똑바로 하자고 마음먹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후배가 들어오면 내가 ‘롤 모델’이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도 사실이라고 합니다. 어려운 일 도와주고, 상사에게 인정받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이런 노력은 생각보다 힘에 부칩니다. 결국엔 다시 ‘나 자신의 합리화였다’라는 것으로 후회가 밀려온다고 합니다.
개인에게 어떤 ‘누군가가 돼라’라고 주문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나를 보던 시선으로 동료들을 보고, 동료들을 보던 필터로 나를 들여다 보는 일이 많으면 많을 수록 기대가 커집니다. 반면에 그 기대에 못미치면 실망을 하고, 거리를 두게 되는 일이 많아집니다. 때문에 스스로 솔직한 사람이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롤 모델이 아니라 그냥 나와 당신으로 우리가 그렇게 지냈으면 좋겠다’가 ‘내 인생의 롤모델’ 이라는 에세이의 결론입니다.
이렇게 우리 자신의 삶은 각자의 경험과 상황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때 발휘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나 자신만의 창조성입니다.
유쾌한 크리에이티브
톰 켈리, 데이비드 켈리 저/박종성 역 | 청림출판 | 2014년 01월 17일 | 원제 : Creative Confidence
창조성이란 획기적인 생각을 해내는 것입니다. ‘창조성이 있다’라는 것은 그 생각을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창조성은 인간의 타고난 능력입니다. 반면에 우리 주위, 특히 회사내에서는 창조적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창조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자신감을 뜻하기도 하는 영단어인 컨피던스는 “함께”라는 뜻의 라틴어 컨(con)과 “믿음”이라는 뜻의 피데(fide)의 합성어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함께라는 믿음이 자신감을 만들어 냅니다. 자신감을 내지 못하는 이유가 나만의 행동이 혹시 이상한 사람이거나 독특한 사람으로 낙인 찍히지 않을까하는 두려움 때문은 아닐까요?
교육사상가 켄 로빈슨 경은 전통적인 학교 교육이 창조성을 파괴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국가 교육 시스템은 학생이라면 응당 하게 되는 실수를 최악의 것으로 치부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교육은 타고난 능력을 계발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세상에서 자신들의 길을 갈 수 있게 도와주는 그런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을 보자. 교육은 너무나 많은 학생들의 개인적 재능과 능력을 옭죄고 있으며 배우고자 하는 그들의 동기를 죽이고 있다.81쪽
일단 사람은 창조적 자신감을 얻게 되면 늘 새로운 방식으로 뭔가를 해낸다고 합니다. 뭔가를 할 때 자기 자신에게 더 인간적이고 더 중요하며 더 의미있는 방식으로 일한다는 것입니다. 회사 일도 색다른 방식으로 일을 하며, 가족과 친구들과 어울릴 때도 색다른 이벤트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게임 문화의 가장 좋은 특성을 응용한다면, 사람들의 실패관을 돌려놓거나 적극성과 뭔가 해내고자 하는 결의를 끌어올리는 게 가능하다. 우리는 진정 서사적 승리의 가능성과 함께 ‘성공에 대한 합리적 희망’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동료와 협업하거나 팀을 이뤄 일을 한다치자, 팀원들이 자신들이 내는 모든 아이디어가 공정한 대접을 받으며 어떤 제안이든 객관적으로 평가받는다고 믿는다면, 그들은 자신의 모든 에너지와 창조적 재능을 변화를 위한 아이디어와 제안 도출에 쓸 것이다. 승리가 가까이 와 있다고 믿을 때 그들은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오랫동안 분투하며 자신들의 절박한 낙관주의를 밀고 나갈 것이다.71쪽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창조적 자신감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영감을 불어넣는 전략과 창조성을 키우는 행동 플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창조적 자신감을 되찾기 위한 자신만의 방식을 찾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런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먼저라고 합니다. 실패 중에서 가장 좋은 실패는 신속하고, 싸고, 일찍 경험하는 실패라고 합니다. 이런 실패는 많은 시간과 자원을 절약해줍니다. 실패로 끝난 실험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당신의 아이디어를 반복해 다듬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패 회의failure conferences’는 실리콘밸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어디서나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 됐다. 작가이자 교육가인 티나 실리그Tina Seelig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겪은 가장 큰 실패와 실수를 상세히 담은 ‘실패 이력서’를 쓰라고 말한다. 그녀는 성공을 과시하는 일에는 익숙한 똑똑한 사람들이 이 일을 매우 어려워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패 이력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정서적으로나 이성적으로나 자신들의 실패를 인정하고 수용하게 된다.77쪽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인 회사 IDEO 창업자인 데이비드 켈리와 그의 동생인 톰 켈리가 이 책의 저자입니다. 켈리 형제로도 불립니다. IDEO 회사가 디자인 기업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저자가 많이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유명해진 것은 스탠포드 대학교에 디자인연구소인 ‘d스쿨’을 개설해 디자인씽킹을 확산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d스쿨’은 많은 사람에게 창조적 자신감을 가지게 했습니다. 단 한번의 강좌가 많은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이 한 세기 전에 말했듯이 “당신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당신이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럴 리 없다고 당신이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고객에 대해, 당신 자신에 대해, 당신의 비즈니스나 세계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는 것’에 속아서는 안 된다.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당신의 세계관을 업데이트하라.131쪽
일상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창조성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 보다 방법을 알면서 실행을 안하는 것이 더 문제일 수 있습니다. 아니면 하지 못하게 하는 주위의 환경 때문일 수 있습니다. ‘하느냐 마느냐’만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해볼까?’는 없어야 합니다.
20세기의 직장인들에게 평균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근면함과 충성심이었습니다. 그기에 논리적이기까지 하다는 말은 최고의 칭찬이었습니다. 하지만, 21세기의 직장인들에게 필수적으로, 그리고 모든 분야에서 요구되는 것은 이제 ‘창의력’이라고 합니다. 창조성과도 같은 맥락입니다.
혁신적인 회사들은 명령과 통제로 움직이는 조직에서 협업과 팀워크 중심의 참여적 접근을 허용하는 조직으로 바뀌고 있다. 그 회사들은 사내의 모든 두뇌를 가동해 일하고 혁신을 도모한다. 어디서건 회사가 발견할 수 있는 최상의 아이디어와 통찰을 활용하고 최전방 사람들의 말을 경청한다. 이들은 모든 팀원들 안에서 혁신 정신을 배양함으로써 아이디어가 조직 전체에서 흘러넘치게 한다.279쪽
실패와 혁신은 끊을 수 없는 관계라고 합니다. 그 관계를 안다는 것은 직접 우리 자신이 뭔가를 해볼 때만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창조성을 발현하도록 하는 것, 그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도록 하는 것, 그래야 우리의 삶이 변화합니다. 삶의 변화속에 혁신은 덤으로 혹은 부록으로 따라오게 됩니다.
인간 중심적 디자인과 감정이입적 접근법으로 행동을 유도하는 이 책, 디자인 씽킹이 필요한 이유를 알려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내려놓고 컴퓨터를 꺼라. 그리고 뭔가를 실험하라. 그게 모두 성공하지는 못한다는 걸 안다 해도 그렇게 하라. 당신의 새 삶을 디자인하기 시작하라. 창조적 자신감을 한번 수용하게 되면 노력과 연습과 지속적인 배움을 통해 당신은 삶과 일을 재상상할 수 있게 될 것이다.33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