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직업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동일 직업군이라도 하는 일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또, 같은 명칭을 사용하더라도 전혀 다른 영역의 일을 나타낼 때도 있습니다. 경찰을 예를 들어 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경찰은 우선 범인을 잡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형사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교통 안내를 하는 경찰도 있고, 사이버 테러에 대응하는 경찰도 있습니다. 산악구조활동을 하는 산악구조대도 경찰의 범위에 속합니다. 그리고, 동일한 일도 하늘을 순찰하는지, 바다를 순찰하는지에 따라 경찰항공대, 해양경찰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IT 업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IT 업종에 있다고 생각하면 대부분 컴퓨터를 가지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업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꼭 그런 업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 IT 회사에는 IT 개발자가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만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개발자도 사용자 Application을 만드는 개발자, 모바일 App을 만드는 개발자, 기업형 솔루션을 만드는 개발자 등으로 분류됩니다.
이렇게 속을 들여다 보면 IT 개발자를 단순하게 정의하여 소개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IT 개발자를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많은 지면을 할애해야 할 것입니다.
IT 개발자의 거의 모든 것
이병덕 저 | 미래의창 | 2019년 06월 10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IT 산업이 다시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인해 데이터 과학자라는 새로운 직업의 필요성이 인식됩니다. H/W의 성능 향상으로 개념적으로 존재하던 이론에 성능이 보장되기 시작합니다. IT 기술이 생활에 접목되는 것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IT 개발자의 전망은 밝기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IT 개발자의 꿈을 꿉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IT 업계에 발을 들여 놓기가 쉬운 구조 입니다. 초등학교에서 부터 S/W 교육이 시작됩니다. 전공과 관계없이 성인들은 IT 개발자 양성 국비 지원을 받아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개발자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봐야 할 것 입니다.
하지만, 현재 IT 개발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현실을 마주한 사람은 본인이 생각한 대로 제대로 실현되고 있다고 생각할까요? 아마도 아직 완전히 발을 들여놓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개발 업계의 현실과 IT 개발자의 실무에 대해 똑바로 알고 이 길로 들어오길 바라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제목에서 눈에 들어오는 글자는 ‘거의’ 입니다. IT 개발자의 모든 것을 알려주기는 힘듭니다. 처음에 이야기 했듯이 영역이 너무 다양합니다. 그래서 ‘거의’ 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같습니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 분야는 SI 업계입니다. 국내의 SI 현실과 기업의 요구사항에 맞게 시스템 통합 개발을 하는 IT 개발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개발자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등장합니다.
상상하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되는 세상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이런 세상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IT 개발자들 입니다. 조금은 특별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실무 개발자의 하루 일정을 살펴보면 특별히 개발자라고 해서 회사 일과가 다른 직장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보통 주간보고, 일정 공유, 자잘한 문서작업 같은 잡무, 회의 참석 등을 한다. 하지만 개발이 주 사업인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가장 핵심 인력인 개발자가 이렇게 많은 일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다.15쪽
우리나라의 SI 프로젝트는 대부분 성공을 합니다. 실패가 거의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면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구조가 있기 때문입니다. 야근과 출근을 밥먹듯이 해서라도 납기는 지켜야 된다는 강력한 의지를 심어주는 계약 체계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IT 시스템은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도 상상을 초월하는 진화 속도를 내왔다고 이야기 합니다.
프로젝트가 100% 완벽하게 실패로만 끝났다면 아마 우리나라의 IT 프로젝트는 철저하게 도박적인 요소를 제거하면서 관리표준으로 시스템화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프로젝트는 잡음이 많아도 결국 납기일을 준수하며 오픈을 하고 잔여 시간 동안 추가 요구사항을 모두 완료한다. 프로젝트에서 개발자들은 고통을 받았을지 몰라도, 발주자와 수행사의 입장에서는 아슬아슬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으로 완수한 프로젝트라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31쪽
책은 Part 1을 입문편으로 구분합니다. 우리나라에서 IT 개발자로 살아남기 위해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냅니다. 현실은 현실이고, 꿈은 꿈입니다. 개발자의 자세는 결국 기술보다는 꿈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후 프로젝트를 이해시키는 글이 시작됩니다.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험관리라는 것입니다. 프로그래밍이라는 일에 대한 가치에 대해서도 말을 합니다. SW 개발자 노임단가에 대한 소개,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위한 태도, 창업을 해서 개발자의 삶을 살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IT업계의 사회병리학을 소개하면서는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하청문화의 개선, 최저입찰제 폐지, 재대로 된 PM 양성교육, 유지보수 프로세스의 정립, 포괄임금제 폐지 등입니다.
많은 프로젝트들이 이런 위험 요소에 대한 안전장치가 부족한 상황에서 수행된다. 필자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이런 위험 인자들에 대한 PM 교육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많은 IT 기업들이 일정 경력이 채워진 개발자를 아무런 리더십 교육 없이 현장의 PM으로 기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이나 개개인에게 모두 상처로 남는다.122쪽
Part 2는 심화편입니다. IT시장의 현황 및 자본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IT 기술은 편향되었다고 합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가 HTML과 자바라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진로를 고민할 필요도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IT 기술 직군 속에 성향에 맞는 직군을 고를 수 있도록 안내를 합니다. IT 개발자가 구현할 수 있는 많은 기술들을 소개하면서 책은 마무리 합니다.
책의 저자는 이병익 입니다. (주)범익의 CTO라고 합니다. IT 개발자 15년 차로 살아남아 금융, 공공 웹 소프트웨어를 총괄 제작하고 국내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의 기술파트를 모두 책임지고 있다고 합니다. 개발 초년생들이 수퍼개발자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적은 글이라고 합니다. 또한 꼭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개발자라는 직종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가져야 할 다섯가지 능력을 소개합니다. 개발기술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리더십, 개방성, 마지막으로 잉여성 입니다. 이중에서 잉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개념에 대한 정의가 잘 되었다고 보여집니다. 급변하는 IT의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잉여성이 전혀 다른 시각으로 해석된다는 것이 문제일 수 있습니다.
잉여성은 행복에 관한 힌트를 제공한다. 개발자라는 직업에서 잉여력이 발휘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답이 쉽게 나온다. 많은 개발자들은 개발이라는 분야에 대해 제법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결국 개발이라는 행위 자체가 개발자에게는 놀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개발자들은 시간이 남을 때 휴식을 취하다가 싫증을 느끼면, 평소에 관심은 있었으나 보지는 않았던 신기술 개발 서적을 뒤적거리기 시작한다. 이마저 싫증이 나면 자신이 관심 있던 분야를 기웃거리다가 취미 생활처럼 서비스 개발을 하는 경우가 있다. 개발자에게 놀이이자 공부인 개발은 남는 시간에 하는 트레이닝이자 새로운 수익원으로 변모한다. 이 잉여력 넘치는 개발물은 오로지 자기만의 영역이기 때문에 개발자에게 유쾌함을 안겨준다. 그 개발물은 개인에게 눈에 띄는 실력 향상을 가져다줄 것이다.55쪽
칼퇴근을 하는 것과 틈이 날 때 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우리가 개발자인 이상 회사에서 노는 것이 단순히 노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인정 받는 조직 문화. 이러한 것이 가능한 회사가 진정한 IT 회사가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그전에 본인이 이러한 잉여성을 발휘하여 실력을 향상 시키는 것이 빠지면 안 됩니다.
⟪검사내전⟫이라는 책을 추천받았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생활(IT 개발자)을 글로 한번 쓰면 어떨까요? 라는 이야기도 함께 받았습니다. 읽고 보니 검사라는 직업이 눈에 보였습니다. IT 개발자를 위해 쓰여진 이 책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IT 개발자로 살고 있는 우리의 직업이 머리에 그려집니다. 그 동안 그냥 그려느니하고 지냈던, 혹은 잊고 있었던 많은 것들을 생각나게 하였습니다. 모두는 아니지만 ‘거의’ 모든 부분에서 공감을 하였습니다. IT 개발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