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생산이란 ‘지식을 이용해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집필이나 프로그래밍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프로그래밍을 배울 때 책에 나오는 코드를 단순히 복사만 해서 사용하면 프로그래밍을 배운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습니다. 예제 코드를 완전하게 이해해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수정하고 조합해서 의도대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봐야 합니다.
수학자의 ‘안다’는 정의는 일상생활에서 말하는 ‘안다’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알기 위해서는 ‘왜 그런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유로 ‘책에 있으니까’, ‘선생님이 그렇게 말했으니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자신만의 표현으로 왜 그런지를 설명할 수 없으면 아는 것이 아니다. 책에 모르는 정리나 정의가 있다면 당연히 그것을 조사해 봐야 한다. 가와히가시의 설명에 의하면 세미나에서 메모나 노트를 보는 것도 금지이며, 아무것도 보지 않고 자신만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상태를 ‘안다’고 정의하고 있다.136쪽
그렇다면 이런 지적 생산 기술은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요? 지적 생산 기술을 배우기 위해 딱 한권으로 정리된 책이 있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IT에 몸담은 이들을 위한 지적 생산 기술
니시오 히로카즈 저/김완섭 역 | 제이펍 | 2019년 10월 14일
이 책은 저자가 지적 생산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10년을 매달린 결과 입니다.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방법에 대해 제한된 시간 동안 모든 것을 가르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참고서적을 소개한다고 해도 너무 많이 소개하면 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지식의 모든 것이 담긴 단 한 권의 책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니시오 히로카즈 입니다. 2013년에 ⟪코딩을 지탱하는 기술⟫이라는 책을 출판했습니다. 프로그래밍 언어의 진화에 근거한 생산성 향상에 관심이 많다고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기술이 IT에 몸담은 이들로 한정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학습은 정보 수집, 모델화, 검증의 반복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정보를 먼저 수집합니다. 읽고 따라하는 것 부터가 시작입니다. 그다음 추상화해서 모델을 만듭니다. 여러 구체적인 정보로부터 공통된 패턴을 발견하거나 중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다음 단계는 실행을 통한 검증입니다.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얻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이클은 반복을 통해 지적 생산 능력은 향상된다고 합니다.
이런 지적 생산 능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소개하는 것으로 책은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7개의 장으로 되어 있으며, 각 장들의 흐름에 대해서는 저자의 머리말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각 장별로 구분이 되어 필요한 부분만 찾아 읽어도 됩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원동력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합니다. 동기 부여, 기억력 단련, 효율적인 독서법, 생각 정리, 아이디어 창출 순으로 소개하며, 마지막으로는 무엇을 배울지 결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먼저 시간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필요할 지 몰라’라며 배운 것이 필요한 때가 오지 않는다면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 학생일 때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한 수학 공부가 10년이 지난 후에 직장에서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도 이야기 합니다. 직장인의 학습법은 달라야 한다고 전합니다. 핵심은 미래의 큰 목표보다는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을 향해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알고 싶은 것을 배우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목표를 명확하게 할 필요도 이야기 합니다.
YAGNI(You Aren’t Gonna Need It) 원칙은 소프트웨어 개발 기법의 하나로, 익스트림 프로그래밍(Extreme Programming)에서 소개된 것이다. ‘필요할 때까지 기능을 추가해서는 안 된다’라는 것이다. 이것을 개발한 사람 중 한 명인 론 제프리스(Ron Jeffries)는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되면 구현하지 마라. 정말로 필요한 때가 오면 그때 구현하라”라고 주장한다.17쪽
동기부여 부분에서는 GTD를 꺼내면서 우선순위에 대한 개념을 소개합니다. 큰 일을 잘게 쪼개는 방법도 같이 나옵니다. 뽀모도로 기법, 태스크 슈트 시간 기법이 대표적입니다. 저도 뽀모도로 기법은 사용하고 있는데,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외 기억력을 높이고, 책을 효율적으로 읽는 것, 생각정리 기술과 아이디어 창출하는 방법 등 각각 한권으로 내놓아도 될 내용들을 요약하여 꼭 필요한 내용만 전달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기술은 왠지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실제로 해보면 결과도 좋게 나올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다른 사람에게 지적 생산성을 가르치고 계신 분이라면, 본인이 터득한 지식 습득 방법을 설명할 때도 이와 비슷한 과정이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같이 듭니다. 앞으로 무엇을 배울지에 대해 고민이라면 탁월함을 목표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지식을 이용한 확대 재생산 전략이 그 대표적이라고 하며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몸값을 높이기 위한 기술 일 것입니다.
새로운 것의 창조는 주관적이다. 사람들이 이미 논리적으로 납득하고 있는 것은 창조적인 것이 아니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제약조건으로 넣어 버리면 ‘이미 있는 것’으로부터 그다지 멀지 않은 답밖에 나오지 않는다.196쪽
많은 그림과 도표를 통해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방대한 내용을 요약하고 필요한 기술만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꼭 IT 업무가 아니라 다양한 업무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여러 권의 책으로 모든 기술을 익히기 보다 이 책에 나오는 기술만 제대로 배우고 익혀도 지적 생산 기술을 익히고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실천이겠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