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커뮤니티 활성화돼야 산다
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
미국 HR 전문기업 Paysa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특정 부문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평균 연봉이 무려 16만달러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마존은 2013년 이후 인공지능 전문 인력을 매년 1100여 명씩 채용해 현재 약 4000명에 달하며 매년 2600억원의 채용예산을 쓴다고 한다. 구글은 지난해 560여 명의 AI전문가를,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인공지능 인재 채용에 약 100억원의 비용을 쓴 것으로 조사, 발표했다.
중국 바이두 역시 번역, 음성인식, 주문 등 각종 AI관련 SW를 개발하는 인력만 약 1300여 명이다. 개발자 리쿠르트에 미국 업체들이 제공하는 연봉보다 15% 이상을 제안하고 있다.
반면 국내 이동통신 3사의 AI 전문인력은 모두 합쳐도 이제 500 여명에 달해 원천기술을 리딩하기보다는 활용측면에 가깝고, 큰 격차의 연봉은 우수한 인재들이 해외 기업으로 쉽게 이직하는 동인으로 파악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SW코드는 워낙 방대하고 몸집이 커졌다. 한 두 기업이 감당할 만한 수준을 넘는다. 글로벌 기업들도 개발 대응방식이 달라졌다. 제품의 로드맵을 오픈소스로 가져가고, 커뮤니티를 양성, 개발자들을 끌어 모은다. 많은 사람들이 쓰게 하여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고질적인 버그도 집단지성의 힘으로 해결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지난 10여 년간 나름대로 SW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많은 개발자가 양성되게 됐다. 2017년 현재 75만명의 SW종사자, 그중 약 16만명의 SW개발자가 현업에서 뛰고 있다. IDC통계에 따르면 세계 SW개발자는 총 1850만명으로 470만명의 인도, 270만명의 미국 개발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편이지만 인구 대비 비율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따라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세계적인 추세인 핵심기술의 대응이 늦고 변화의 흐름에 비해 적절한 SW 개발자의 출현이 더디게 성장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깃허브에는 불과 1만3000명의 한국인 이름을 가진 개발자만 확인되고 있다. 국가 경쟁력에 비해서 아직은 낮은 수치다.
16년말 현재 깃허브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팔로어(follower)와 포크(fork) 업적이 있는, 소위 제대로 활동 중인 글로벌 프로젝트의 국내출신 개발자 수는 약 3000명으로 검색된다. 이중 고급두뇌인 커미터급은 500명을 상회했고 개발자 당 커밋수도 830건으로 추정되고 있다. 개발자 대부분 모바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ICBM 중심의 글로벌 프로젝트에 포진하고 있다. 아쉬운 점으로 개발자들의 워낙 이명(alias)으로 활동하고 은둔을 선호해 정확한 파악이 어려웠고, 중소기업, 국책연구소 소속의 인력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출신 개발자들이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를 이끌고 영향력을 주도하는 사례는 아직 미비하지만 특정 분야의 전문성과 커밋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며 최근 들어 현업을 벗어난 오픈소스 활동이 어느 정도 인정되고 일부 기업은 장려하거나 전문조직을 결성하기도 하는 경향이 보인다.
반면 그룹활동, 즉 커뮤니터 생성, 활성화는 많이 부족한 편이다. 아이디어가 있어도 개발자들 간 결속, 커뮤니터의 구성, 활동에 어려움을 느끼는 현실인 바 이를 활발히 이끌어 내는 개선책이 시급해 보인다.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멘토 지원, 보다 다양한 개발자 확보를 위해 시니어, 여성 인력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어디서나 상시교육,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인큐베이팅이나 배틀을 유도해 보았으면 한다.
문제의 본질은 인력양성이다. 국내 시작은 아직은 작고, 여전히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SW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우수한 개발 인력과 커뮤니티가 살아 있다면 SW시장의 규모와 제품의 가치 수준은 급성장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