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얼마나 행복합니까?
이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까요? ‘예’와 ‘아니오’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점수로 척도를 정한 다음 선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서술식으로 마음을 설명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행복은 측정할 수 있을까요?
중요한 것은 측정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수시로 측정합니다. 대표적으로 날씨, 범죄건수, 주가지수, 무사고 발생일수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는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측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마음 상태를 ‘카카오같이가치’팀과 함께 365일 24시간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2017년 9월 부터 안녕지수를 통해 행복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행복지도 2020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의 행복 리포트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최인철, 최종안, 김주현, 심예린 저 외 3명 정보 더 보기/감추기 | 21세기북스 | 2020년 04월 15일
이 책은 ⟪ABOUT H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의 2020년 보고서 입니다. 전작이 2018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고 정리한 것이고, 이번 책은 2019년 데이터 기준의 보고서 입니다. 데이터가 누적되다 보니 이번 책에서는 전년의 데이터와 결과를 비교하여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만큼 책이 조금 두꺼워지기도 하였습니다.
데이터로 보면 2019년 우리나라는 아주 좋지도, 아주 나쁘지도 않았던 보통의 행복을 느낀 한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9년 안녕지수 응답의 평균값은 5.20으로, 2018년 안녕지수 응답의 평균값인 5.28에 비해 0.08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안녕지수의 하위 지표인 삶의 만족, 삶의 의미, 스트레스, 긍정정서, 부정정서 모두에서 2018년과 비교해 2019년 행복 수준이 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40쪽
안녕지수 하위 지표를 통해 삶의 만족도, 삶의 의미, 스트레스 정도 등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감정상태를 통해 긍정정서, 부정정서에 대한 상태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상태 분석을 ‘사람’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날’을 기준으로 하면 2019년 365일 중 유쾌했던 날과 불쾌했던 날을 구분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2019년은 365일 중 359일이 유쾌한 날이었습니다.
책은 안녕지수 측정 데이터를 기준으로 여러가지 가설에 대한 답을 확인합니다. 그 답들은 설명하기 쉽도록 인포그래픽을 통해 시각화합니다. 결과는 기존 연구자료를 찾아 함께 비교하여 근거를 추가 설명합니다. 다만, 기존 알고 있는 상식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추측을 통해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합니다.
2018년과 비교했을 때 2019년에는 얼마나 더 행복해졌을까?
연령별 변동폭을 비교했을 때 어느 연령의 변동폭이 가장 높을까?
어느 지역이 가장 행복했을까?
2019년 열두 달 중 언제 더 행복했을까?
일주일 중 가장 행복하지 않은 요일은 무슨 요일일까?
하루 중 언제 가장 행복하고 가장 불행했을까?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내용도 있지만, 의외의 결과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궁금하시다면 책을 통해 확인하면 될 것 같습니다.
흥미롭게도 2019년 안녕지수 1위는 해외 거주자였다. 안녕지수 하위 지표 점수를 전국과 비교할 때 해외 지역 응답자들은 삶의 만족과 행복을 제일 많이 경험했고, 반대로 스트레스, 지루함, 짜증, 우울은 가장 적게 경험했다.
해외 응답자들의 행복이 높은 이유가 이미 행복한 사람들이 해외에 나갔기 때문인지, 아니면 해외에서 살기 때문에 더 행복해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자국의 행복 수준이 낮더라도 행복한 나라로 이주한 사람들의 행복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감안할 때, 이들의 높은 행복은 지주의 결과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66쪽
책의 후반부에는 행복한 사람들의 특징을 데이터를 통해 찾습니다. 아래 다섯가지 특징이 그것입니다.
행복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높은 계층이라 여긴다.
행복한 사람들은 기꺼이 48시간을 산다. 그래도 여유롭다.
행복한 사람들은 완벽보다 타협을 선택한다.
행복한 사람들은 타인을 의심하지 않는다.
행복한 사람들은 행복해지는 연습을 한다.
사실 이러한 특징은 가설을 세운 후 그 사실이 맞는지 확인하는 가정에서 데이터를 통해 검증되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통찰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번째 특징에 대한 결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현대사회에서 ‘시간이 없다’는 말은 자신을 정당화해주는 가장 효과적인 말이 되었다. 사람들은 시간에 쫓기는 삶을 거부하면서도 바쁜 삶이 주는 상징적인 지위 때문에, 바쁨을 원망함과 동시에 추구한다. 여기에서는 시간 개념을 ‘시간 빈곤’이라는 심리적 측면과 ‘바쁜 일상’이라는 행동적 측면으로 분석함으로써 시간과 행복이 맺고 있는 관계를 살펴본다.133쪽
결국 이로부터 젊은 사람들에게는 시간적 여유가 선물이 되고, 은퇴이후의 사람들에게는 바쁜 일상이 선물이 될 수 있다는 통찰을 이끌어낼 수 있다. 147쪽
모든 선택에서 최고의 선택을 내리려는 심리적 경향성을 극대화 성향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극대화 성향을 가진 사람은 행복에서 손해를 본다고 합니다. 최고를 추구하는 사람은 선택 후에도 더 나은 대안을 떠올리며 만족하지 못하고 불안해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의 결과도 극대화 성향 척도 측정 문항을 통해 일반화하여 측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녕지수 하위값인 감정상태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결과적으로 극대화 성향은 행복을 떨어뜨리고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옵니다. 최고의 선택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만 그 과정에서 행복을 저하시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이제 기술적으로 측정하지 못하는 데이터는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IoT를 통해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측정됩니다. 사람의 심리상태도 수많은 측정 문항을 통해 수집이 되어 왔습니다. 앞으로는 플랫폼의 확대로 인해 예전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쉽게 모을 수 있게 되어 신뢰도가 올라갈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의 안녕지수도 계속 측정된다면 문화유산으로까지 가능하여 그 가치는 중요해질 것입니다.
행복이라는 것, 개인에게만 행복해지라고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해지고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외적으로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요인을 제거해주는 노력은 우리 사회가 같이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안녕지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통찰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코로나-19사태로 인해 대한민국의 안녕지수가 어떻게 변화되었을지 벌써 궁금해 집니다. 내년에 나올 보고서에 기대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