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는 14개의 리더십 원칙이 있습니다. 그 중 첫 번째가 ‘고객에 집착한다(Customer Obsession)’입니다. 리더는 고객 입장에서 일을 거꾸로 시작합니다. 고객의 신뢰를 얻고 그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리더들은 경쟁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만, 아마존의 리더는 고객에게 집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회사의 임원들은 매일 아침 샤워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경쟁자를 앞서나갈 수 있을지 생각한다. 우리는 매일 아침 샤워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고객을 위한 무언가를 발명할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131쪽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고객 중심의 사고 입니다. 기업은 혁신을 멈출 때가 아니라 자사의 초기 성장을 이끌어준 고객의 욕구에 집중하던 눈을 다른 데로 돌릴 때 성장 정체를 겪는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고객의 모든 요청과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 고객 중심이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경쟁자, 비즈니스 파트너, 직원, 리더, 회사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고객에게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객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이 아니라 우선순위 결정과 일의 목적에 고객을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정체되는 기업은 고객 중심적 사고를 상실한 기업이라고 말합니다.
기존 기업들이 고객 중심적 사고에 벗어난 틈을 노려 시장 진입을 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 중에 넷플릭스, 아마존, 에어비앤비 등과 같은 회사는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소개됩니다. 흔히 말하는 파괴의 주범들입니다. 이런 회사들의 파괴 전략은 어떤 것일까요?
디커플링 넷플릭스, 아마존, 에어비앤비… 한순간에 시장을 점령한 신흥 기업들의 파괴 전략
탈레스 S. 테이셰이라 저/김인수 역 | 인플루엔셜 | 2019년 09월 30일 | 원서 : Unlocking the Customer Value Chain: How Decoupling Drives Consumer Disruption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파괴적 혁신’입니다. 새롭게 등장한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였습니다. 고객의 요청과 요구에도 즉각 대응하였습니다. 이런 기업들이 기존 기업과 시장을 파괴하면서 자연스러운 단어가 되었습니다.
파괴적 혁신은 1995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클레이트 크리스텐슨이 <하버드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를 통해 처음으로 ‘파괴적/외해성 기술distruptive technologie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그 후 1997년 ⟪혁신 기업의 딜레마⟫라는 책에서 ‘파괴적 혁신’을 소개하면서 많이 알려졌습니다. 이 이론은 기술과 제품의 혁신이 기존 시장을 파괴했다고 주장합니다.
당시의 파괴적 혁신과 지금의 혁신은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이론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시장 파괴의 핵심은 고객의 가치사슬 차원에서 발생한다고 근거를 내놓습니다. 고객 가치 사슬에서 혁신을 모색한 기업이 오늘날 파괴의 주범이라고 합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하버드MBA 신예 교수인 탈레스 S. 테이셰이라Thales S. Teixeira 입니다. 그는 자신의 이론을 ‘디커플링Decoupling’이라고 소개합니다.
저자는 2012년 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세 번째 물결이 곧 밀려들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가장 혁신적인 회사들은 더 이상 제품의 묶음 해체나 서비스의 탈중개화를 통해 고객 행동을 변화시키는 방식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대신 고객이 평소 쇼핑 중에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특정 활동들을 ‘분리’하는 식으로 고객을 빼앗아가고 있는 현상을 확인한 것입니다. 또한, 가치를 창출하고 확보함에 있어 디지털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즈니스 중 상당수가 그 일을 하는 핵심 기술을 새롭게 개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디지털 회사는 본질적으로 혁신적 기술의 ‘개발자’가 아니라 ‘사용자’라고 합니다. 이것이 중요한 차이점이라고 말합니다.
디커플링은 말 그대로 분리하기 입니다. 분리를 단계적으로 보면 고객 가치 사슬을 먼저 이해하고, 유형별로 분류하는 것이 먼저 입니다. 다음으로 약한 사슬을 찾아내고, 그 양한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전문화의 힘을 증가 시킵니다. 이런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난 이후에는 기존 사슬을 유지하고 있던 기업의 반응을 에측하면서 대응해야 합니다. 이런 약한 사슬을 찾아내고 성공한 기업들을 디커플러라고 부릅니다. 이런 디커플러 기업들은 고객이 불편해 하는 단계에 가치를 제공하면서 빠른 속도로 시장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잠시 디커플링은 잊고 라이언에어, 코스트코, 자동차 딜러처럼 기술 혁신을 주 원동력으로 삼지 않고도 시장을 파괴한 조직을 생각해보라. 이들 역시 업계에 일반적이었던 비즈니스 모델에 중요한 변화를 꾀했고 이를 밑바탕으로 성공을 구축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시장 수준이 급격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강력한 힘이며 때로는 기술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약 15년 전, 짐 콜린스Jim Collins가 그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서 표현했듯이 “기술은 추진과 성장의 가속 장치이지 절대 생성 장치가 아니다.” 콜린스는 큰 성공을 거둔 28개 회사를 연구한 후에 “기술은 그 자체만으로 흥망성쇠의 주원인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115쪽
결국, 파괴당하지 않으려면 기존 기업 임원들은 경쟁자로 여기는 스타트업의 기술에 쏟는 관심을 줄이고, 고객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회사에 필요한 혁신 기술을 끝없이 찾고 있다면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신기술 걱정에 들이는 시간만큼, 아니 더 많은 시간을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평가하고 발선시키는 데 투자하라고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라는 새로운 물결에 주목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먼저 주목할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자사의 작동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 구성요소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결론은 변화하는 고객의 요청과 요구를 아는 것입니다.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고객 중심적 사고를 통해 혁신을 끝없이 추구해야 합니다.
특정 산업에서 통합의 힘이나 전문화의 힘으로 인해 고객 혜택이 다양화된다는 사실을 전제로 할 때, 결국 고객의 최종 의사를 결정짓는 것은 무엇일까? 답은 비용이다. 소비자들은 CVC의 모든 단계에서 비용을 부담한다. 비용에는 품목의 가격뿐만 아니라 품목의 식별 및 선택에 필요한 노력(검색 비용), 품목의 주문 및 수령을 위한 노력(구매 비용), 품목의 사용 및 폐기를 위한 노력(사용 비용) 등이 포함된다.145쪽
디커플링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물결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물결이라는 특성상, 디커플링은 어디에나 밀려들면서 업계 내외에서 새로운 기업들을 끌어들인다는 것입니다. 신생 기업 대부분은 작고 날렵하며 어디에서 나타날지 예측 또한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일반적인 동기, 움직임, 선택 범위를 연구해보면 전체적인 궤도를 추적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정 스타트업이나 기술적 파괴자 하나에 초점을 맞추지 마라고 하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시야를 넓혀 밀려오는 물결 전체를 관찰하고 나서 그 물결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디커플링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두 가지 측면에서 기술 혁신보다 훨씬 더 파괴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첫째,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고객에게 비싸고 새로운 ‘하드웨어’ 기술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빨리 확산된다는 것입니다. 특정 기술이 결과적으로 파괴적이 될지, 지속적이 될지를 미리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궁극적으로 기술은 많은 고객들이 그 기술을 소유하기 위해 돈을 지불할 때에만 시장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거의 모든 경우에 기술 혁신 추구는 대체로 기업의 통제에 따라 결정이 내려진다는 점을 듭니다. 일부 특허 기술은 실질적인 대안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기존 기업이 행사할 수 있는 통제력이 훨씬 작다는 것입니다. 디커플러는 소비자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 범주에 있는 제품을 꼭 구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할지 말지 결정하는 주체는 결국 소비자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경영진의 권한 밖의 일입니다.
고객과 디커플러의 관점에서 디커플링을 바라보고, 그런 다음 당신의 입장에서 위험에 처한 시장을 계산함으로써 그 상황을 평가해보라. 궁극적으로 고객이 절약하는 부분과 디커플러가 잠재적 이익으로 얻을 수 있는 부분, 기존 기업이 위험에 처한 부분은 정확히 동일한 것이다. 한쪽의 가치가 다른 쪽으로 이동할 뿐이다. 이 가치의 손바뀜 현상이 일어날 때 누가 얻고 누가 잃느냐가 달라질 따름이다.288쪽
책은 총 3개의 파트로 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디커플링 이론에 대한 근거가 주된 내용입니다. 사례를 통해 누구나 디커플러가 될 수 있는 공식을 알려줍니다. 두 번째 파트는 파괴자의 공격에 맞서는 법을 알려줍니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앞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파괴적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는 단계를 소개합니다. 첫 고객 일천명 확보가 먼저 입니다. 다음으로 천 명으로 고객에서 백만 명의 고객으로 확대가 필요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스타트업 기업들은 마음자세를 알려주는 글이 흥미롭습니다.
이들에게는 고객을 끌어들일 의미 있는 자원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과 다른 마음자세를 지닌 파괴자들이 접근한다. 우버는 차가 없었다. 에어비앤비는 호텔 객실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넷플릭스는 매장이 없었다. 파괴자가 보기에 매출 증가는 오직 고객 유치라는 한 지점에서만 발생한다. 고객을 인수하는 데 자산이 필요하다면 그들은 직접 자산을 구축하거나 다른 사람에게서 빌린다. 그렇다고 해서 파괴자들은 자산 구축을 최종 단계로 보지 않는다. 어떤 방식으로 자원을 확보하든 상관없이 파괴자는 고객에게서 뽑아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을 최대한 활용할 뿐이다.369쪽
기존 기업이 한번 더 성장하려면 고객 중심 기업으로 다시 세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인센티브를 바꾸든지 사람을 바꾸라고 합니다. 리더의 선택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혁신의 결여는 연구개발 문제가 아니라 고객 중심적 사고의 문제다. 따라서 사내 제품 개발자들에게 ‘무조건 혁신’을 요구한다고 해서 성장 정체를 막을 수는 없다. 혁신을 하려면 먼저, 리더와 관리자에게 존재하는 고객 중심적 사고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본성과 직접 대면하게 된다. 현실에서 기업들은 고객 중심적이지 않다. 사람들이 고객 중심적이다.377쪽
기존 알고 있는 이론에 반기를 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만큼 자료조사가 필요하며 설득을 위한 논리도 필요합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디커플링 이론은 8년의 연구 결과 입니다. 디커플링 이론이 기존의 파괴적 혁신 이론 보다는 더 현실적으로 와 닿습니다. 저자의 주장 하나하나에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고객 중심으로 사고를 왜 전환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습니다. CVC 관점에서 기회를 찾는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누구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해봅니다. 그러한 비즈니스가 우리의 삶을 더 편하게 하고, 소비자의 노력과 비용도 줄여준다면 그것이 바로 혁신입니다.
개인적으로 현재 IT 업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기술의 혁신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중요한 경쟁력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이런 생각에 새로운 관점을 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책입니다. 책이 도끼고, 망치가 되는 이유가 분명 이 때문일 것입니다. 또 하나, 조직의 관점에서 기술혁신 보다는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왜 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더 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