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법
<딜버트>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직장인인 딜버트의 일상을 특유의 반전 유머를 통해 현실을 풍자한 만화입니다. 딜버트는 IQ 170의 천재지만 그의 착하고 소심한 성격은 시궁창 같은 세상 속을 헤쳐가는데 방해가 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이러한 주인공을 통해 현대 사회에 대한 풍자를 시니컬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가장 유명하고 널리 읽힌 연재 만화 중 하나로 소개 됩니다.
이 만화의 작가는 스콧 애덤스(1957~)입니다. 그가 쓴 책 ⟪더 시스템⟫에서 그의 구직 시절 비행기에서 만난 나사 만드는 회사 CEO의 이야기 전합니다. 그 CEO는 젋은 시절에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즉시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구직이란 게 당장 필요할 때만 하는 활동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스콧 애덤스는 이 조언에 동의를 했다고 합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전부가 아니며 더 나은 일을 찾아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 들였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하고 난 후에도 더 좋은 회사를 찾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같이 변화가 빠른 시대에 이직이 더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구직, 이직하는 사람의 관점이 아닌 경영을 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에 오래 근무하지 못하고, 그 능력을 발휘할 때 쯤 떠난다는 것은 분명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의 사실에 대해 편견을 떠나 생각을 넓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런 문제 외에도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생각과 질문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들이 리더를 리더답게 만듭니다. 리더의 차이를 만드는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이 독서입니다.
리더를 키우는 생각의 힘 차이를 만드는 사고법
이학영 저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 2020년 06월 16일
남들이 무심코 지나친 것에서 의미를 건져 올리고, 앞이 보이지 않는 역경을 딛고 길을 열어나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생각의 힘’이 강하다는 게 꼽힙니다.4쪽
시작하는 글에서 부터 생각의 힘을 강조하는 이 책은 5년 동안의 <이학영의 뉴스레터> 아이템 중 일부를 추려 책으로 낸 것입니다. 일과 삶을 바꿀 통찰을 담은 내용만 가려 뽑았다 합니다. 한국경제신문사에 1987년 1월 입사한 이후 34년째 글을 쓰고 있는 이학영, 그가 시작한 <이학영의 뉴스레터>는 국내 언론 최초로 국내 500대 기업 CEO를 대상으로 하는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라고 합니다.
구글이 발견해낸 성공하는 팀의 첫 번째 특성은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었습니다. 에이미 C. 에드먼슨(Amy C. Edmondson)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심리적 안정감을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어떤 의견을 제시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조직 환경’으로 정의합니다. 대부분 기업이 역량 있는 인재를 영입하는 데 힘을 쏟지만, 구성원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자유롭게 문제를 제기하는 여건이 보장되지 않는 한 그들의 뛰어난 역량은 낭비되고 만다는 것이 에드먼슨의 주장입니다.83쪽
이 책은 탁월한 성과를 부르는 리더십, 앞서가는 조직을 만드는 변화 관리, 올바른 판단을 이끄는 생각법, CEO가 알아야 할 시대의 교양, 스스로 성장하는 리더의 자기관리로 구분하여 총 5개의 챕터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각 Chapter에는 대략 20여편의 글꼭지들을 모아두었습니다. 이 글은 부담없이 읽어 갈 수 있는 양입니다. 하지만, 이 부담없은 글의 원천은 책 한권 한권의 내용입니다. 결정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책을 선별한 것에 더해서, 시간이 없는 사람을 위해 책의 내용을 해석하여 핵심만 전달하는 형식입니다.
“팽창하는 게 아니라 품질이 수반되는 성장을 하려면 순항 속도를 넘어서는 성급한 확대는 금물이다.”105쪽
다양한 책을 접하게 되면서 생각도 다양해 집니다. 기존에 이미 읽었던 책이라도 저자의 해석이 더해져 생각을 넓힐 수도 있습니다. 같은 의견일 수도 있고, 다른 해석에 대해서는 그런 의견을 이해할 수 있는 힘도 기를 수 있습니다. 특히, 저자가 한번씩 던지는 질문은 짧은 글과는 반대로 무한의 사고를 이끌어 냅니다. 제가 이미 읽었던 책들도 많이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 때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것을 새롭게 확인하기도 하였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숱한 문제에 부딪혀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 많습니다.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인생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문제가 있다는 것은 오히려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온종일 누워 뒹굴기만 한다면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겠지요. 안고 있는 문제가 크면 클수록, 많으면 많을수록 진지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기뻐해야 합니다.256쪽
책은 모든 리더들이 갖추어야 할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차이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차이는 생각의 힘에서 온다는 것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리더는 누구일까요? 저자가 말하는 리더는 특별한 누군가를 위한 타이틀이 아니라고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가 리더라고 합니다. 개인이 스스로를 주도적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리더라는 인식을 강조합니다.
퍼스널 브랜드는 자신이 누구인지,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합니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당신이 자리를 비웠을 때 사람들이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정의했습니다.294쪽
취미를 물어보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독서라고 대답합니다. 취미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면 독서는 빠지지 않고 순위에 등장합니다. 하지만 출판 시장은 매해 축소되고 있다고 하니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독서는 실제의 취미가 아니라, 꼭 이루고 싶은 마음속에 품고 있는 기대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즉 취미로서의 독서가 아니라 희망사항이라는 것입니다.
독서를 좋아하려면 학창 시절 입시 공부를 위해 책을 본 것과는 다른 독서의 경험이 필요합니다. 필독서라는 강요가 부담스러워서, 이미 읽었던 책이라서, 다 똑같은 부류 같아서, 저자 자신의 자랑 이야기 같아서라는 핑계로 독서를 거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실 이런 것 보다 더 많은 핑계는 ‘시간이 없어서’ 입니다.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은 독서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96권의 책을 읽는 다는 것 자체가 바로 생각의 힘을 키우는 것이며, 이건 바로 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