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혁명에 대비하라 : 디지털타임스 디지털 산책 (2017년 10월 11일 수요일)

모빌리티 혁명에 대비하라

 

정지훈 빅뱅엔젤스 매니징파트너

 

우리나라 4차산업혁명의 전반적인 변화의 방향성을 주도할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면서 이제 미래와 관련한 담론이 보다 풍성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런 4차산업혁명 열풍에 대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적절하냐는 등의 옳고 그럼의 논란이 있지만, 이것이 대체로 디지털 기술 및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으로 나타나며, 현재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은 주로 미디어, 전자상거래, 콘텐츠, 배송 및 유통산업 등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향후 금융과 의료, 교육 등의 변화도 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워낙 범위가 넓고 각각의 산업별로 독특한 특징들과 규제들이 있어서 하나의 물결이나 트렌드로만 이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만드는 정책방향들이 구체성을 갖춘 대비책이 나오기에는 다소 지나치게 인공지능이나 디지털 전환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부 있는데, 이런 불균형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눈앞에 닥친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모빌리티 혁명과 관련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는 매우 구체적인 트렌드를 가지고 있고, 그에 따른 변화의 나비효과도 비교적 명확하게 예측이 되고 있으며, 산업혁명과 연관된 기술의 역사의 측면에서도 이미 커다란 교훈을 인류에게 남긴 바있다. 20세기 초반 포드가 일으킨 자동차 산업 ‘혁신의 나비효과’는 어마어마해서 철간산업의 부흥과 주유소 인프라의 건설확대와 거대 정유기업의 등장, 미국의 교외도시 건설 붐, 그리고 JP모건을 위시로 하는 금융업의 발달과 교외의 월마트와 같은 쇼핑몰의 발전 등과 같은 현대 미국산업 발전에 심대한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만약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가 일반화된다면 포드로 인해 일어났던 무수한 나비효과는 어떤 방향으로 나타나게 될까?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게 사용 가능한 자동차가 있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자동차를 소유할 이유가 없어질 것이며 주차장도, 정비소도, 보험도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미래자동차와 모빌리티 혁명은 단순이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를 끌어낼 수 밖에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미래를 바라보는 우리들은 미래자동차 및 모빌리티 혁명에 대해 어떤 뉴스와 이야기들을 보고 있는가? 지난 2017년 8월 17일 현대기아자동차가 차세대 수소차를 공개했다. 언론에서는 한국이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서 일본에 이은 세계 2위를 목표로 한다고 보도하고 있으며, 여전히 기존의 자동차 패러다임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바라보는 느낌이다. 실리콘밸리나 북유럽, 중국 등에 나가보면 전기자동차나 공유자동차, 자율주행차로 인한 거대한 혁명적인 변화의 바람이 곳곳에서 느껴지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하고, 새로운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국내에 복귀하면 그런 변화의 바람이 별로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의 핵심이 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가 1967년 설립될 때만 하더라도 어느 누구도 자동차 산업이 우리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잡고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거의 없었다. 그런데, 지난 50년 간 아쉽게도 이런 기적적인 발전의 역사에 지나치게 도취된 나머지 새로운 혁명적인 변화가 눈앞에 닥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의 도전정신과 혁명적인 시도를 했던 시앗들은 모두 증발해 버리고, 별로 바뀔 것이 없을 것이라는 안이한 전망만 횡행하는 듯 하다. 새로운 모빌리티 혁명의 시대에 보다 도전적이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조직과 기업들의 도전이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4차산업혁명을 입으로 외치는 것보다 더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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