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일자리와 4차 산업혁명 : 전자신문 미래포럼 (2017년 8월 23일 수요일)

양질의 일자리와 4차 산업혁명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울산과학기술원 겸임교수

 

우리나라는 지금 민·관 모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장 큰 과제로 대두됐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총력을 기울이고, 주요 정책으로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려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 많은 사람이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일자리가 줄지 않을까 걱정한다.
반면에 4차 산업혁명 정책 일환으로 인더스트리 4.0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독일은 실업률이 계속 줄고 있으며, 정부·민간을 불문하고 일할 사람이 없다고 난리다. 심지어 대량 생산 제품을 제조하는 낡은 공장을 중국에 팔아넘기고 있다.
이런 상반된 현상은 왜 일어날까.
독일은 국가 차원에서 제조업을 유지해야 하지만 투입할 인력이 없고 임금이 높아서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했다. 그런데 최근 더 많은 고급 인력 부족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 이유는 인더스트리 4.0의 핵심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인 스마트팩토리 도입 기업과 제공 기업이 속한 산업이 모두 공격적으로 발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독일 내 인더스트리 4.0 관련 솔루션 시장 규모는 매년 20% 넘는 성장률을 이어가면서 2018년 71억8700만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인더스트리 4.0 연구개발(R&D)을 위해 독일 정부가 지원한 자금은 지방정부 지원금을 제외하고 연방정부 지원금만 2억유로 안팎으로 확인된다. 관련 산업에서 정부 지원 자금 대비 매년 20~30배 이상 매출이 창출되고, 2020년까지 5개 산업을 대상으로 1535억유로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스마트팩토리 도입 기업 성과 집계는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실험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도 역시 새로운 일자리가 계속해서 창출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 구현을 위해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고, 인더스터리 4.0에서 추구하는 개인 맞춤형 제품 특성상 공장을 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 있는 공장을 오히려 자국으로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많은 사람이 독일의 성과를 부러워하고, 따라 잡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 준비 과정에는 관심이 없다. 독일 인더스트리 4.0의 준비 과정을 보면 길게는 10년 이상, 짧게는 6년 이상 꾸준한 노력이 들어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도 독일과 같은 성과를 얻고자 한다면 우리만의 환경과 강점을 기반으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적절한 대응을 위해 약간은 긴 호흡이 필요하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 진정 하나의 또 다른 산업혁명이라면 그 변화가 상당기간에 걸쳐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1970년대에 경공업에서 벗어나 중공업을 육성할 때도, 1990년대에 초고속망사업과 정보화를 추진할 때도 우리만의 방식으로 성과를 일궜다. 4차 산업혁명에 관해 집중 논하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는 더 이상 빠른 추격자가 아니라 이노베이션 촉진 정책 기반의 제2산업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 다양한 이노베이션이 더욱 공격적으로 시도되기 위한 환경 조성, 특히 사회 안전망 구축이 필수다.
우리나라의 산업 고도화는 선진 공업국과 달리 20년 주기로 압축 성장해 왔다. 이번에도 성공하면 세 번째 도약에 성공하는 것이 되며,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훗날 현재 시점을 되돌아보면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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